시간이란건 참 어색한 것 같다.
같은 시간이지만
길게, 짧게 보내기도 하고
길게 느꼈던 시간도, 짧게 느꼈던 시간도
지나가고 나면
늘 어딘지 모르게 훵하고 아쉬운 느낌만 드는 것 같다.
이제 가을이 오려나,
창문 밖에는 여우비가 속살거리고
검게 드리워진 하늘 아래로 죽은 듯 죽지 않은 듯
걸어가는 수많은 生들.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늘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둥글둥글,
모두의 生이 저렇게 아름다운 곡선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사랑처럼 내려앉는 빗방울소리에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비가 오려나.
가을이 오려나.
담배연기 사이로 둥글둥글,
수많은 生이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