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법을 잊은 건 아닐까 생각했다.
점점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눈치챌 수 없게 되었다.
나에 대한 질문들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졌다.
왜 나는
나도 나를 모르게 되었을까?
자꾸 묻지 않아서이다.
오늘은 무슨 생각을 했냐고.
내일은 어떤 생각을 할거냐고.
나 지금 잘 살고 있는거 맞냐고.
오늘 내가 죽기를 꿈꾸었었고
내일은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고
지금처럼 사는 것은 죽는 것만 못하다는
대답을 하고 싶었던 그 날부터
나는 질문하기를 멈추었다.
대답하기가 괴로워서.
그리고 회복이 되었는지, 치유가 되었는지
어쨌든 다시 잘 살고 있다.
아니다. 여기서 '잘'이라는 말은 빼야 한다.
나는 지금 살아있다.
생각해보니, 살아있지만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살아지고 있지만 내일이 더이상 설렘이 아니다.
되는대로 살아왔나보다.
딱히 걱정거리가 없어 사태의 심각성을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되는 대로 살면 안된다고...
안절부절한다
이런내가 속상하고 한심하고 밉지만
이대로일 수 없는...
허영을 버리고, 진심이 아닌 것을 버리고
저 깊숙히 밀려나버린 나를 찾는 일...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