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두가지 신분으로 살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선생님.
그 이외의 시간엔 학생.
두가지를 병행한다고 해서, 그다지 내가 절대 열심히 산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여전히 사람들을 만나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내 일에 그다지 열정적이지가 못하다.
벌써 다시 학생이 되버린지 1학기가 지나 2학기째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학문이라는 낯설은 것을 접하면서도 재미는 있다.
문득 레포트를 쓰다가,
내가 나도 모르게 읽었던 시 중에 지금 과제에 관련된 구절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아름다운 시'를 뒤져보니 시인 김현승의 작품들이 몇 개 검색되었다.
생소한 작가라고 생각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알지도 모르는 작가였구나.
사실 요샌 꽤 힘들다.
누군가 내 머릿속에 떡하니 들어 앉아서는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결해 줄 것은 시간.
그 시간이라는 해답이 너무 슬플 뿐이다.
일이 정신없이 바쁘고, 일이 끝나면 학생의 임무도 바쁘고.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안달나도록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그래도 내 머릿속은 생각할 수 있는 비워진 시간이 있더라.
어서 레포트 마무리하고, 공부도 좀 하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