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느낀 가장 감정다운 감정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2집을 들으면서 느낀 '행복'이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어찌어찌해서 죽겠다'는 말을 하지않고 살았다.
미칠만 하면 참고, 사랑할 것 같으면 상처받을게 뻔하니까 단념하고
싸우고 싶으면 혼잣말을 하면서 나랑 싸웠다.
사람에 깊이 빠지지 말아야 겠다고 특별히 의식한 것은 아닌데,
친해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가급적 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참은 감정들이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고, 사진 직는 일로 흘러나오나 보다.
너무 좋은 음악을 만나서 매일매일 들으며 깊이 빠지다가도 질리면
버리는 쪽은 항상 나 이다.
영화를 보는 것은 혼자하기 좋아서 좋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또사진기만큼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만드는 소품은 없다.
내가 이렇게 행복할 일이 기다리던 가수의 앨범이 나왔을때 뿐이구나..하고 생각했다.
처음 본 사람들과도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술은 하나씩 늘어가는데,
그 안에 진지함은 오히려 줄어간다. 나는 말하는 기계같다.
낯가림이 많이 사라진 내 모습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가도,
진정한 낯가림을 시작한 내 모습이 안쓰럽다.
마음을 여는 시간은 이제 한 두달로는 되지도 않는다.
즐겁게 떠들고 웃고 돌아와서 나는 사람들틈에서 쉬지 않고 웃었고, 정말 재미있었지만
웃는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지 않은 나는 불행하고 쓸쓸하지는 않다.
우울한 것과는 다른, 허전함이다.
생각해보니, 그 안에는 믿음이 없었다.
가끔은 뒤에서 험담을 할까봐 농담한마디를 하고나서도 불안하고
내 행동을 그 사람들의 시선에 구겨넣느라 정신이 없다.
또 그 사람들 역시 나에게 알게 모르게 쌓고 있는 그 벽을 만날 땐
더 경쟁하듯이 나를 숨겨야 겠다고 다짐한다.
원래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없어진 그 '진심'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찾을수는 있나?
잠깐 찾아왔던 '설렘'도 너무 빨리 끝이 나버려서
그 감정은 뭐였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뭐였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벌써-겨울이 바짝 왔다.
그래서 자꾸만 더 따뜻함을 찾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