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 될지 안다는 것은
사람을 현명하게 만드는 걸까
나약하게 만드는 걸까
문득 두려워 졌다-
개나 물어갔으면 좋을 자존심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왜 속이 비틀렸는지 생각하는게 두려웠다.
덮어두었던 감정을 파헤치자 마자 신경질 적으로 눈물이 났다.
그때도 이랬었지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어느순간
걷잡을 수 없는 미움으로 커져버렸지
내가 접어야 하는 건 자존심이 아닌데
파헤친 감정을 다시 덮는 일인데
이제 자존심따위 저~리로 던지는거 쉽다. 아무것도 아닌 일.
감정을 다시 덮는 일은 아직도 서툴다. 아무것도 아닌 일.
풀고, 해결해야지-
아니, 풀려고 해서 풀리면 좋겠지만
내맘대로 일이 되지는 않지-
풀려고 하다 더 엉키는게 문제지-
그냥 덮으면 될 일이지만
11월쯤 되면 꿈틀거리며 다시 튀어오르는게 걱정이다.
참을성이 없는걸까.
감정이라는 것은 참는다는 수식어가 붙기 어려운 걸까.
결국, 어떻게 예쁘게 터트리느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