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쓰다
매일 텁텁하니깐 약이 매일 쓰다
의사가 약 꼬박꼬박 거르지 말고 자시란다
빚을 갚고 약값대고 보니 생활비가 이젠 완전히 바닥이 났다
약값을 벌어야 한다
약값을 벌려면 일해야 하는데 직장 구하긴 싫다
직장이란 데를 가면 또 편가르기에 남을 헐뜯어야하니깐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네
그렇다고 집에 손을 벌리기엔 나이가 너무 찼다
그런데 기침은 계속 나오니 이거참 ㅋㅋㅋ
평생 결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감사한다
음 뭐랄까 평생 부양 가족이 없으니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사를 해야겠다 보증금으로 약을 사자 웅캉캉캉
평생 책은 내지 않으련다
그런데 천성이 쓰는 놈으로 나왔으니 글을 적겠지
매년 적다가 태우고 적다가 태우고 해야 책을 내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
매년 태우겠네 거참 ㅎㅎ
노가다를 또 해보고 싶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멍청하고 흐리멍텅하며 착하고 순수했던 사람들
나도 그들과 친해질 수 있다면 나도 죽었을 땐 천국엘 갈 수가 있겠지
천국 갈 사람들은 그들 뿐인 거 같다
평생 조용히 노가다하며 읽고 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내 꿈이 되어버린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