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다는 것에도 양면성이 있다.
감각에 익어 편안한 반면
익숙함이 이내 지루함으로 바뀌어버리기도 한다.
늘 옆에 있어 고마워하기에는 우리 감정이 그리 온화하지 않다.
물론 여기에도 양면성이 있다.
변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발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는 언제나 위험성이 있어
실패할 경우 과거의 것도 잃을 수가 있다.
이렇게 잔득 생각만 많으니
언제나 지루해하면서도
언제나 제자리이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인생의 큰 재산이 된다는데,
삶이라는 밭에 씨도 뿌리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고, 햇살과 비만으로도
탐스런 열매가 언제나 풍성하기를 바라고 있으니 문제이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이제 습관이 되어
두어 달에 한 번은 이리 슬럼프다.
내 오래된 습관 중의 하나가
타인이 모두 완벽하기를 바란다는 거다.
거슬리는 행동을 하거나 예의가 없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은 정말 '꼴보기가 싫다. '
나는 전혀 그렇지 않으면서
스스로에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하다.
이 나쁜 습관이 정신을 좀먹고 있다.
'너 자신을 알라.'
요즘 들어서야 이 말이 명언임을 알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보아야 하겠다.
그러면 나도 바지런히 세상과 부딪힐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