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내가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후회는 없다는 말이다.
항상 비밀의 문 뒤에 숨어 나올 줄 모르는 감정을
내 입으로 먼저 뱉어내는 일은 후련하고 설레고 그랬다.
말하면서 나도 모르게 미세하게 떨어도 보았고.
그러나 꺼내놓고 보니, 몰랐던 길다란 뿌리가 딸려 나와 당황은 조금 하고있다.
평생 알고싶은 좋은 사람이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고.
평생알고 싶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내 마음은 하필
그 이상은 아니라는 말에 가서 박혀버린다. 바보 같이.
그 말을 듣고 돌아서서 오는 길에 조금 흐르는 눈물을 내버려 두었고,
친구를 만나 하소연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슬픔을 만나 당황하다가
집에 돌아와 잠시 잠들었다 깨어나서 방명록에 남겨진
확인사살의 짧은 위로의 글귀를 보고 나서 내 마음은 방향을 잃었다.
누워서 다시 잠들지도 못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일기를 쓰기까지도 한참을 멍해있었다.
너무 아쉬워서, 거짓말 하는 거였으면 하는 못난 기대가
아닌 줄 알면서도 떠날 줄을 모른다.
너무 안타까워서 자구 머리속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니었으면 정말 좋겠다.
정말정말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일이 지나고 모레가 지나면 정리되어야 할 마음.
정리 될 줄 알았던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알수없는 형체로 몸집을 불려간다.
나 어떻게 해야 돼.
그래서 알수없는 형체를 고마움으로 바꾸기로 했다.
얼마만에 뛰는 심장이었는지 모릅니다.
내 심장이 죽어버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것 만으로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쌩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