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일간 내 기다림과 가슴아픔과 청승맞던 일들이
진짜 사랑을 시작했고 그것이 깊어져서가 아니라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너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내 환상이 슬펐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미련하게도 미련과 사랑에 빠진다.
미련을 버리고, 가지 못할 길에 대한 집착을 집어던지는 순간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은 순식간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이것도 사랑이 아니었나? 하고 나는 의문을 품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내 몹쓸 경험에 비해 한걸음 나아간 것은.
두고 두고 알고 지내도 좋을 사람, 너무도 좋은것은 확실한 사람.
나와 꿍짝이 잘 맞는 친구를 찾아냈다는 점이다.
연인이라는 관계는 결국 이런 마음가짐에서
서로의 이'성'으로서의 기능을 인정하겠다는 의미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닐까?
뽀뽀하고 손잡으면서 서로 좋은 사람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자주 드러내는 일은 사람의 마음에 기분좋은 확신을 심어주어
행복하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준다고 한다. 친구 말에 의하면.
그런 표현은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진 사람에게 받으면 좋을 느낌이지만.
그것이 없이도 서서히, 간접적으로 서로 좋은 사람이라고 느낀다는 확신을 심을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관계를 '친구'라고 부른다.
그래서 언제든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숨어있다고 하는가보다.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그런기분이다.
지독한 줄 알았고, 오래 나를 괴롭힐 줄 알았던 겨울은 그냥 생각보다 쉽게
별 것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끝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