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내는 어투나, 일을 진행되는 방법에 있어서 당연히 남자일 거라 생각했었다던 그들의 말은, 대학 졸업 후엔 무얼 할꺼냐는 질문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그들의 태도는, 내가 가진 능력보다 나의 학교에 대해 더 궁금한 것이 많은 그들의 질문은, 용기백배하여 끓어넘치는 의욕을 주체할 수 없는 상태로 찾아간 나를 분명 조금 당황하게 하고 심지어는 방어기제가 발동하여 조금, 발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끝내는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 하나의 좋은 경험을 쌓아갈 때마다, 내가 달라지고 있음을 상기한다. 그건 말하자면, 내가 가진 능력이 하나 늘어난다는 개념이 아니라,"전에도 꼭 지금만큼, 이랬었지."하는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 기쁘기는 커녕, 사실 조금 허탈하다. 전에도 분명, 처음에는 이렇게 모든 시작이 값지게 보이고, 내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고, 내가 정말 내 꿈에 한발짝 멋지게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였는데, 끝내는 모든 게 서서히 스러져감을 느껴야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계속 시도해보는 수 밖에 없다. 나란 인간은, 당췌 인정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끊임없이, 어디서든 나를 인정받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수 밖에 없다. 21살, 아직, 아직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비록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가진 거라곤 162 키가 전부-음, 이게 아닌데, 갑자기 뜬금없이 드렁큰 타이거-남자기 때문에를 흥얼거리고 싶어졌다. 어쨌거나, 아직은 제일 어리다. 가장, 쉽게 발끈하고 가장 먼저 오기가 발동하고, 가장 깨지기 쉽지만, 가장 먼저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젊음. 그래, 충분하다. 이거면 됐다. 응. 지금은 조금 철이 없어도 용서받을 수 있는 나이잖아? 마음껏 상처받고, 마음껏 울고, 마음껏 외롭고, 마음껏 사랑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