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사람이 되려던 열망을 버리고 나니 사는 것이 훨씬 수월해 졌다.
예전보다 사람들에게 덜 기울이고, 싫은소리도 그런가보다 하니까 사는 것이 한결 편하다.
좋은 사람들만 눈치 껏 만나고, 맘이 안맞는 사람에게 요령 껏 거리두니까 즐거운 일이 더 많다.
예전보다 사람들에게 덜 서운하고 덜 신경쓸 수 있는 것은 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일은 참 피곤하지만 끝없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나는 아무생각도 안하고 살고 있다.
생각은 머리로 하는 줄 알았는데 가슴이 자극받지 않으면 머리는 굴러가지 않는 것 같다.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있어서 뭐든 잘 알려고 매달리지도 않는다.
이게 뭔가, 했더니 엄청난 자기방어인 것이다.
내 몸에 갇혀서 벌벌 떨며 살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다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
모서리 때문에 나는 가까이 가지도, 나한테 오지도 못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 선 밖에서 멀찌감치 서로를 보자고 하고 있다.
선을 조금만 넘어봐도 길길이 날뛰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나는.
이렇게 정말로 점점 착한 사람이 될 수 없어져 간다.
누가 알아준다고, 남을 위해 착하게 살려고 하지말고 자신을 위해 욕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보니 착하게 사는 것은 나를 위한 일이었다.
착해지려고 노력했을 때에 나에게 떳떳했던 것 같다.
요령피우는 나를 내가 사랑할 수 있을리 없다.
다시 착해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 볼까.
어떻게 하는 건지 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