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사랑하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강아지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강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집으로 돌아온 나를 꼬리치며 반기는 것이다.
그것이면 족하다.
꼬리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아끼고 사랑할 뿐이다. 개를 좋아하는 누구나가 다 그렇게 사랑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강아지는 갑자기 마음이 변해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기적 연애를 해야 훗날 받을 상처가 덜하고, 같은 이유에서 사람에게 적당히 빠져야 한다는 주문을 외며 사랑아닌 사랑을 하려고 애쓴다.
사랑에 너무 빠져서 그 사람말고는 아무것도 못보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식으로 어떤 사람은 사랑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경계선 긋기를 하며 접근금지령을 선포한다.
그 어떤 사람이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그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용기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서로 용기를 내야 한다.
사랑아닌 사랑을 하며 평생을 살아도 좋다면 상관없지만.
강아지를 사랑하는 일은 모든 사랑의 기본이다.
강아지를 사랑하 듯, 나는 이 처음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