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기운이 약간 감도는 2월의 초.
유난히 그 날은 참 맑았다
여기저기 터지는 후레쉬가
시간을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북적이는 인파사이로 알록달록 끼어있는 꽃다발
교실안은 그윽한 향기로 물든다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 마다
빗방울이 떨어지듯 둥그렇게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순간들
깔깔깔 웃고 떠들었던 나였기에 추억도 많았다
깊숙이 숨어있던 수줍은 기억도 자꾸만 떠올라
눈꼬리에 송글송글 맺히는 눈물
늦가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가지에 매달린 낙엽처럼
내 신분도 간당간당 ..
교가를 다 부른 동시에 없어져버린다
이젠
학생도 아니요, 어른도 아니요,
난 어디로 향해야 하는 걸까..
또 .. 과연 내게도 빛이 있을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하지만
내겐 눈 뜰 힘 조차 남아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