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최근에 들어 멍해져있다.
며칠동안 계속된 술로 머리가 울리는 것도...
일에 치여서 벛꽃이 져가는 것도 모르는 허망함과 상심감에도...
망한 내 개그... 옆에서 주워먹고 빵 터트리는 밉상인간때문이기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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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출퇴근 기차를 타려고 기다리기 무료해서 psp를 꺼내 시간을 때우는 도중에
간이 주차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정도로 보이는 남매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매:아저씨~~~ 그거(psp) 뭐예요? tv예요?
남:게임기! 게임기 맞죠?
나:아저씨 아니거든... 혀... 아니 삼촌이거든...
형이라고 불러라고 하려다 근 20년이 차이나다보니 차마 그러지못하고
삼촌이라고 ㅠ..
남자애는 내 옆에 앉아서 psp를 빼앗아서 당연하게 가지고 놀고
여자애는 나에게 라볶이만들 줄 아는지를 물었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 라볶이 만드는 숙제(?)를 대신 하면서
엄마에게 물어도 되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엄마랑은 같이 산지가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말했다. 자기가 중학생이 되면
같이 산다는 약속을 기억한다 말했다. 젖먹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랑 산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 했지만 너무 천진난만하게 말해 그만 말을 멈추고
숙제를 마무리 했다. 30분 정도를 이야기 나누었고 차시간이 되어서
내일도 삼촌하고 같이 놀자고 말한 뒤 그곳을 떠났다.
다음날 유난히 가벼운 마음으로 과자를 잔뜩 가방에 넣고 아이들을 만나러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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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라고 불러도 좋으니 다시한번 만났으면 한다.
가방속 과자 어떻게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