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오는데, 봄비 처럼 보슬보슬 내렸다.
오랜만에 보는 봄비라서 좋았다. 마침 내가 얼마전에 사놓은 우산도 있고 해서 잘됐다 싶었다.
나는 여유를 한껏 부리며 살갑게 우산을 두드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이곳 저곳을 기분 좋게 배회했다.
그리고는 일주일전에 약속했던 형들과 누나의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가서 맛있는 식사를 마쳤다.
자연스럽게 가방을 들고 , 우산을 꺼내려 하는데..
내 우산....
내 우산이 있어야 할 곳에 우산이 보이지 않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어디로 잠깐 자리를 옮겼나 싶어 , 이곳 저곳을 다 보았는데..보이지 않았다.
어쩐지 그날따라 밥이 맛있더라니...
'나는 참 우산을 자주 잃어 버린다 .'
결국 나는 같이 밥먹은 그 형과 함께 반포옹(?)을 하고, 편의점으로 가서 우산을 구매했다.
잃어버린 우산보다 훨씬 밝고 화사한 것으로 골라서 잃어버린 우산에 대한 상실감을 금방 잊을 수 있었다.
오후 일과를 마치고 , 아는 동생들과 저녁밥을 먹었다.
맛있게 , 냠냠냠 ...
잡다한 대화를 나누고 , 밖을 나왔다.
밖은 여전히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낮에 구매한 봄과 잘 어울리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내 우산을 꺼내려고 찾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또..
누군가가 가져갔다. 또..
하...
난 참 우산을 자주 잃어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