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과목은 제끼고 싶은 것일 때가 많았다.
그것들은 졸업과 직결된 문제여서 늘 울며 겨자든 모래든 삼키는 심정으로라도 들어야 했다.
졸업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피할 수 없는 길.
피하고 포기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은 살면서 계속 만나게 될 것 같다.
나는 또 그런 일을 마주하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보니 고민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 다독임이다.
마음좀 정리해 볼까 하고 앉았는데 이전처럼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깊이,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하니 딱 생각이 하기 싫어진다.
그냥 저냥 살아도 살아는 지려니까. 하는 게으름의 발동 때문이겠지.
가장 큰 문제는 게으름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의 문제들이 곰팡이처럼 피어난건지도 모르겠다.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남은 시간이 두렵지 않게
지나온 일이 후회되지 않게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게
부지런하게 생각과 마음을 보수공사 해야겠다.
감정사용설명서란 책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