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아침.
요 몇일간 아침마다 왜 이렇게 정신이 없던지.
오늘은 오랜만에 기분이 좋은 아침이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아침을 열어주는 새벽 별의 반짝임과, 곧이어 춤추는 나뭇가지들의 속삭임이,
삶은 달걀과 고구마 냄새,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차는 집안이,
어제 읽은 편지를 다시 읽어보며 무언가 찡한 느낌이,
기분이 좋구나 해서 문사를 켜놓았을 때 흘러나오는 언제나와 같은 음악소리들이,
문득 생각나는 친구들- 일본으로, 이탈리아로, 타이완으로, 두바이로 제각각 다들 왔다가 떠나가지만, 그들과 포옹했던 짧은 순간이 기억될 것이라는 작은 믿음에 대한 기쁨이,
어젯 저녁 센트럴 파크에서 걱정따위 버리고 잠시 벤치에 누워 잠들었던 기분을 회상하는 것이,
모두 소중하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내일이란 이름의 시간이 기대되고, 설레인다.
내 맘대로 상상한다고 종종 그런 소리를 듣지만, 내가 나를 상상하면 현실이 되곤 했으니까.
그거, 단순히 상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믿는거다. 이 설레이는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