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아니, 이젠 그쳤으니
비가 왔었다. 라고 해야 옳다.
사실 지금 내리는 비는
이 지구에서 수억번은 돌고
돌았을 비인데.
"왔다"라는 표현은 왠지 어색하다.
왔다라고 하자니, 내가 언제 비를 보낸적이 있었나.
보내지는 않고 오는 비만 자꾸 쌓이니.
이 비는 분명
나를 수천번 적시고
그 사람을 수천번 적시고
우리를 여러번 적셨던 빗방울, 빗줄기
그렇다면
오늘 내게 왔던 비도
그때 그 비가 맞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