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나서고 싶다.
흰색 운동화 끈을 질끈 조여묶고서, 가방에는 책 몇권 집어넣고 길을 나서고 싶다.
핸드폰 같은건 미련없이 던져버리고...
마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처럼...
(그럼 너무 서글퍼 지려나?)
기차를 타고 마음 내키는 역에 내려, 길을 걷고 또 걷다 지치면 방을 하나 잡아야겠지.
(바닷가는 절대 가지 않으리.)
이른 아침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고나서,
죽은 듯이 잠을 자리라.
그러고 일어나면 비가 내리고 있음 좋겠다.
(그렇다고 맥주는 마시지 말아야지)
(그래, 그러지는 말자)
하염없이 빗소리를 듣다 책을 읽다, 빗소리를 듣다 그러다 다시 잠이 들고...
...
그렇게 며칠을 지내야 지금 이곳이 그리워지게 되는 걸까?
나에게 이만큼의 용기만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