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얼마 안 있으면 결혼을 한다.
한살차이 나는 형이 형수님을 데리고 나에게 소개시켜주었을때.
왠지 시간이 앞서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어린아이같았다.
삶의 어려움을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사랑받는 일. 사랑하는 일.
그것은 나에게만큼은 쉬운일이 아닌거라고.
신사복을 사러 하계동을 갔을때도
나는 혼자 입어보는 낯선 수트 한벌을 걸친 거울속에 비치는
낯선 사내아이에게 깊은 연민이 들었다.
28살이 되서 왜소한 몸이라 좀처럼 살기회가 없던 이런 옷들을사고.
그리고 내 삶에 이어지는 공부.
직장을 그만두고. 직장을 다니고. 직장을 그만두고.
아픔을 얻고. 건강을 잃어보고. 건강을 찾아보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다시 사랑하고...
신사복을 사고 돌아와
홀로 남겨진 방에서 왠지 마음이 아팠다.
성경을 보고 난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좀처럼 기도 마저 할수 없는 먹먹한 가슴을
잡고 주님을 찾아본적도 많았다.
누군가의 부탁에 컴퓨터를 고쳐주기도하고
잘 치지도 못하는 기타를 만지기도하지만...
내 삶
이제는 사랑하는 일에 인색해지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다.
너무 늦지 않은일이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너무 빠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