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이 된다는 것은 먹고사는 일에 더 책임을 느낀다는 뜻일 것이다.
또, 어느 순간이 되면 독립적이 되어야만 정신건상에 이롭다.
홀로서기라는 말은 외로울 것 같고 어려워 보였는데 막상 서고보니 편하다.
이 전에 나는 다 큰애가 엉덩이 맞지도 않은 유모차에 타고 있었던 것처럼 엉성하고 불안했던 것 같다.
나의 기상에, 나의 식사에, 나의 공부에, 나의 하루에 좀 더 책임이 생겼다.
비록 온전히 경제적인 독립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분리는 참 나에게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 자연의 이치쯤으로 보면 될까?
나이가 다 차도록 시집안 간 딸들이 엄마랑 툭하면 싸우는 것도, 이유가 있다.
갈 때가 되면 가야 하는 거였다.
외로움도, 이겨냄도 이제 온전히 내몫이다.
저녁이 되면 인기척에 절로 물러가던 외로움은 이제 내가 손수 내쫒아야 한다.
힘이 들다가도 사람구실 하는 것 같은 생각에 재미를 느낀다.
또 마냥 자유롭다가도, 알아서 나를 옭아 매는 '내일'에 다시 차분해 진다.
그 동안 나를 구속하는 것은 부모님이 아니었구나.
오히려, 부모님은 미래로 부터 내가 자유로울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제 나는 미래를 좀 더 자주 의식해야 한다.
내일 아침에 먹을 우유가 떨어질 것에 대비하고, 기상시간에 벌떡 일어나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고,
다음주에 입을 옷과 수건이 떨어지지 않게 빨래일정을 잡는다.
이제 나는 부모님의 인정 없이도 살아가는 법, 나의 요구를 들어주는 법을 추가로 더 배워야 한다.
특히, 관심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자주 울었던 내면의 어린아이가 부쩍 성장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