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동안의 알바가 끝나고 (알바라기 보다는, 그냥 집안일을 돕는 거지만... 돈은 받았으니까!)
수능이 75일 남았는데다가,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니까
상큼한 마음으로 오늘부터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왠지 책상이 좁아졌다? 고 느끼는 순간
내 책상에 새롭게 자리하고 있는, 최신 사양의 빵빵한 컴퓨터가
나의 손목을 전원스위치로 이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게, 한 두시간 정도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해수욕하다가,
혹은 잠수부처럼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기도 하다가,
특히 이 문사 에서 200편에 달하는 삽질들의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시키기도 하다가
강인한 의지를 발휘해?
강인한 의지를 발휘해?
컴퓨터를 책상에 놔 둔 채로
오늘 하기로 계획해두었던 공부를 다 끝냈다.
정신이 피폐해지는 관계로
목표치가 끝나자 마자 다시 이렇게 컴퓨터를 켜서
여러 삽질들과 함께
이런 숨막히는 자기와의 투쟁(?)을 마친 소감을 난사하고 있는 처지가
조금은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