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엄살을 부리는 건 아닐까.
아직 겪어야 할 고난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겪은 사소한 일들 때문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 있을 사소한 일들 때문에
번뇌하고 괴로워했던 것은 아닐까.
조금 더 많이 아파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을,
어리석게도 너무 빨리 얻으려고 한 건 아닐까.
앞으로 나는 다시 세상에 나가
대학생활을 비롯한 수많은 생활을 하기 까지
약 반년 동안의 마지막 인고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인데,
우선 80일 후면 수능을 칠 것이고
그 다음부턴 대학별 고사 준비로... 상경할 것 같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터라
혼자있는 시간이 하루 24시간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적은 21년간 살면서 올해가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시간동안, 나는 물론
공부라는, 정확히 얘기하자면 수능대비라는,
다른 사람들보단 좀 더 낮익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가곤 있지만,
이 혼자만의 시간동안에
나는 과연 무엇을 깨달아 갈 것이며,
다시 세상 속에 夕風이라는 사람이 발을 딛게 될 때
이 시간동안 얻은 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삶의 자세, 사람과의 자세, 즐거움의 자세, 슬픔의 자세, 등등의
여러 자세들과 가치관에 대하여
이렇게 피곤하고 우울한 데 잠조차 오지 않는 밤엔
한번쯤 가만히 수행修行하듯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