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야지 긍정의 힘 !
이렇게 외쳐놓고, 가득 쌓인 일을 보곤 절망이 이겨버렸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6시반이 넘은 시간에 퇴근.
뭐 보통 직장인들이라면 당연한 것을 왠지 2시간이나 더 일을 하니 힘들었다.
올해 들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든 만남에 싫다.라는 감정을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귀찮고, 할 뿐이지. 누군가의 만남에 있어 그 만남이 싫거나 거부스럽거나 한 적은
아마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
누군가 보자! 이러면 응! 하고 대답해주는 게 언제나 나였듯 말이다.
그 만남도 당연히 지치기 마련인데, 나는 내 피곤한 몸뚱아리는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그 만남에 응했다.
어제 읽은 책에서 봤는데 철학자 메네데모스가 말했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행복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과연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누군가와의 만남에 있어서 내 기대는 무엇이었을까?
올해 초, 그냥 동생이니깐. 그냥 잘 따르니깐 언제나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언니 나 돈 없는데. 어쩌지? 언니 돈 있잖아 보자~
라는 일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니깐, 나라는 애도 사람인지라 지치더라.
그 일상의 시간들이 지속되는 동안, 사람들은 날 잘 이해하지 못했다.
너는 도대체 그런 무의미한 만남을 왜 갖는거야?
왜 어떠한 만남에 대해서 꼭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하는거지? 라고 생각했다.
의미 부여.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고, 그저 그게 좋으면 내 지갑이 조금 얇아져가도
그냥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했다.
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그것이 힘들고 벅차기보다는 그저 사람들이 좋았을 뿐인데.
올해 초, 동네친구여서 매일같이 만났던 그 동생과의 만남이 어느 순간 지친다.라는
생각이 든 건 아마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던 거 같다.
매일같이 퇴근시간에 울리는 벨소리. 지친 몸을 이끌고 그 아이를 만났던 것 같다.
언니 보자~ 응.
밥 먹고 차마시고.
그저 친구와 수다 떤다는 느낌보다는, 나보다 어린 동생의 이야기를 항상 들어주고
그 이야기는 항상 그 동생과 남자친구 이야기.
매일 같은 조언을 해도, 매일 같은 이야기로 상담을 해서 지친걸까.
그런 시간들이 왠지 무의미했다.
'나'라는 애는 원래 혼자 잘 논다.
남들보다 더 잘, 커피숍도 혼자 잘 가고, 영화도 혼자 잘 보고, 밥도 혼자 잘 먹는다.
남보다 혼자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은 '나'인데.
왠지 매일 같이 누군가를 만나고,
문제는-
내가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 그 누군가들은 내곁에 있어줬느냐는 걸까?
이것도 무언가를 주고 바라는 마음인 것 같아서.
무겁다.
기대란 참 무겁다.
오늘 지친 하루에 만남을 가지면서,
분명 만남에 돈과 얽힌 문제들.
그리고 또 지겹도록 들은 남자친구 이야기.
그리고 언제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