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지. 하지만 실패한 시간을 되돌릴수
없다는 것과, 실패를 만회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또한
사실이고.
시간이란 저 넓은 바다처럼 무한 한것이 아니고 강물처럼 계속
흘러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추상적인 비유나 은유보다는
벽에 걸린 달력에서 휴대폰 액정에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지금 펜대를 굴리는 16:12:19... 는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이 편이 더 와닿는다 라는 말이다.
이러고 보면 실패란 그것이 환경적 요인에 기인하였건 실수에
의해서 이건 간에 뼈아픈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패를 인정함으로서 "그것은 끝, 이제 그만"
이라는 이상한 말을...
끝이라고? 무엇이?
인생에서 그런 결절이 나타나는 것은 어떠한 충격적인 사건 내지는
굉장한 행운이 내게 왔을때... 라고 해도 그 중 백에 하나.
사실 지금 이 순간은 내가 했던 성공과 실패의 연장선에 있는것.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진 사람은 나무 뿌리를 쥐어야 하고, 기어
오르려 발버둥 쳐야 한다. 그런데 바지 두어번 탁탁 치고 태평하게
'이제 시작'이라는.. (벼랑 끝에서 시작도 시작이긴 하지)
그 말은 얼마나 비겁한가.
과거에서 자유로워 지는것은 잊음으로서가 아니라
그 과거에 책임질때 라는 것을 수백번 듣고 되내였으면서도
아직도 꿈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다시 시작하려는데 왜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
??
"왜냐면 아직 책임지지 않았으니까."
뼈아픈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에 머무는 것, 그것이 실패의 지속이기 때문에
벗어나려는 것이다. 그것은 발버둥이다.
인정하자, 나는 수 없이 실패했음을 그리고 그것은
탁!탁! 털어버릴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님을.. 내게 머물러 있음을..
내게 어떠한 영감과 깨달음을 일으켜준 저 수많은 지혜들 앞에
나는 얼마나 무책임 하였나.
"알았으니까 이제 됐어"
그것은 단순한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현재는 과거의 연장선이며, 미래의 시작이다.
끊어지지 않는것을 끊어내었다 착각하지 말자.
그것이 내 후회에 대한 예의이다.
현재를 후회하는 사람이 없고,
책임은 언재나 현재에 발현되므로
그러니 현재는 책임지는 것이다. 현재를 선물이라 부르는
그 이유가 현재는 과거의 선물이고, 또한 거절 할 수 없음에.
현재가 미래에서 오는 예측불허 일때도 있지만, 그것은
내가 신경쓸 바가 아니다.
내손을 벗어난 일에 무어 그리 손을 뻗는단 말인가.
닿지도 못하는데.
그보다는 지금 내게는 과거로부터 쉬지않고 배달되오는 현재들을
책임지는것이 급선무이다.
돌이킬 수 없을뿐, 책임질 수 없음은 아니니
나는 좀 더, 내 지나간 시간에 예의를 갖춰 맞이하자.
두렵고 겁이나도 언제까지 과거와 미래로 도망칠 수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