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손편지를 3통이나 받았다.
2통은 우표가 붙여져 있고, 1통은 오늘 친구를 만나서 받았다.
생각해보면 여고생 시절 친구들과 편지를 참 많이 주고 받았던 것 같다.
학창시절엔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펜을 너무 오래 쥐어서 가운데 손가락에는
항상 굳은살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어, 내가 아직 그렇게 많이 크진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라 마음이 쓸쓸하여,
편지할게요-라는 말을 했는데 오히려 나는 쓰고 있는 중인데 편지가 도착해서
놀래기도 많이 놀래서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매번 대화에서는 투닥투닥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라고 하는.
근데 그 마음 다 알 거 같아서 좋았다.
10분 거리에 살면서도 소소한 이야기와 공정무역으로 들어온 커피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며
편지를 보내온.
하루종일 정신없던 나에게, 오랜만이지-라며 편지를 내미는.
쉽게 쉽게 내뱉어지는 자판의 글보다,
손으로 한자 한자 나에게 마음을 적어서 우표를 붙이고 내게 도착할 때까지
편지의 안부를 걱정하는 그 예쁜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손편지란,
쉽고 쉽지 않다.
언제나 쓸 수 있고, 우표만 붙이면 보낼 수 있는 그 편지 한통이.
요샌 빨간 우체통 찾기는 왜 이리 어렵고, 편지 쓸 시간은 또 어디있느냐며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가서일까, 아니면 내가 사는 시간 속의 삶이 그러한걸까.
오늘은 우표를 잔뜩 사서, 어제 쓴 편지에 우표를 붙이고
그렇게 빨간 우체통에 내 소식과 네 인부를 적어 넣었다.
편지가 넣는 순간, 도착할 시간까지의 내 설레임이 계속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