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아무 이유도 없이 패닉 상태에 빠지곤 한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땀이 나려는 듯 온 땀샘이 가려워 견딜수가 없고,
내가 지금 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손에는 아무 일도 잡히지가 않고 실수만 연발하고,
지금 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잊어버린채, 그저 당황스런 눈빛과 혼란스런 마음으로
허둥거리고만 있는 때가
가끔씩 내게 찾아와 나를 많이 힘들게 한다.
한숨 푹 자고 나면 괜찮아지는데
이럴 때는 온몸에 식은땀이 나서 제대로 잠에 들지조차 못한다.
공연히 가슴이 뛰고
아주 당연히 해왔던 익숙한 일들도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가 않으며
그저 허둥지둥 거리며 끊임없이 긴장 상태로 당황하는 때가
가끔씩 내게 찾아와 나를 많이 우울하게 한다.
어쩌면 기계처럼 모든 일이 정확하게 진행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이성과
"감感" 과 "운韻"에 좌우되는 다혈질인 나의 감성이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류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가끔씩이라도 나는 이런 절망적인 상태에
아무 이유도 없이 빠져버리는 게 참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