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모순된 존재이자
튀는 존재이며
극단을 달리는 존재라고
나도 그러고, 부모님도 그러고, 친구들도 그러고, 선생님도, 심지어 군대 선배님도 그런다.
나는
자유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는데
내가 진행하는 모든 일들은
거의 병적일 정도로 완벽하게 계획을 짜놓는다.
저번에 "아무 이유없이, 그냥 저무는 저녁해를 보려고" 부산 민주공원에 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대개 두가지의 부류로 나뉠 수 있다.
첫번째 부류는 "미친X, 혼자서 뭐하려고 거기 가냐? 그 시간에 공부나 하지" 하며 비웃는 무리와
두번째 부류는 "오, 그거 멋진데?" 하며 아무 생각없이 웃어넘기는 무리라고 하자.
그런데 나의 행동의 동기動基는 두번째 부류의 "그냥 아무 생각 없는" 것인데
이 행동을 실행하는 방법放法은 첫번째 부류의 "그 시간에 공부나 하지" 류의 것이다- 란 것이다.
민주공원으로 가는 버스편과, 몇 정거장이나 떨어져 있으며 환승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그 곳에는 어떠한 볼거리가 있으며 그 근방의 길은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혹시 길을 잃을 경우 어디로 빠져나가는 게 가장 시간이 적게 드는지,
다녀오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그런 세부적인 사항을 떠나기 하루 전부터 열심히 조사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며
참... 이게 뭐하는 삽질이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즈음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나에게 공부 얼마만큼 하느냐라고 물어보면, 솔직히 나는 많이 한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 라고밖에 말 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그러니까...
그래서 나는 "체계적"이라는 말을 아주 아주 좋아한다.
오늘은 얼마만큼 공부를 하게 되면 일주일 동안은 딱 이만큼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정확히 23일만에 이 교재를 떼게 될 거고, 그 다음에는 3일동안 오답을 체크하고...
그렇게 해서 딱 6권의 교재를 풀게되고, 그 동안 공책은 몇 권 몇 페이지까지 쓰게 되고...
사람이 그렇게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도저히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네가 진짜로 바라는 게 뭐냐? 라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갑자기 뜬구름을 잡기 시작한다.
글쎄, 나는 이 두가지 모드 중에서 어느 하나가 하루 종일 지속되는 상황을 견딜 수가 없다.
하늘이 누나가 말하는 것 처럼 천재인게 아니라
하늘이 누가가 말하는 것 처럼 참 특이한 사람인 것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