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내게 행복이라는 단어는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자유라는 단어를 위하여
스스로의 만족이라는 거품같은 욕망을 얻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채
내면 속으로 나의 의식을 내던져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덩그러니 남겨진 내 껍데기는
진심이 사라져버린 채, 오직 "일"과 "목적"이라는 잣대로만
이 세상을 재단해가며 기계처럼 살아숨쉬고 있었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혼자만의 자유를 찾아 침몰하면서
외면으로는 생존을 위해 가장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예상할 수 있듯 수많은 불협화음을 만들어내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가끔씩 뿜어져나왔다면
내면으로의 공상이 현실로 튀어나온 경우이리라.
나의 꿈이 글이라는 서툰 수단을 통해 스미어 나오다가
변질되어 버렸다면, 이는 현실이 내면에 침투한 경우이리라.
이러한
마치 바닷물을 마시듯,
끊임없는 내적인 만족에 대한 갈증에 시달리며
어디에도 머물지 못한 채
하염없이 떠돌 수 밖에 없는 것이
나의 인생이요, 내가 자유라는 내 존재 목적의 명제를 붙잡았을 때
이미 수많은 방황과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대가를 지불한 것이었다.
그런데
누군가를,
나의 행복의 원천으로 삼은 채
나의 자유를 그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누군가의 실없는 속삭임이
영혼을 타고 흐르다가 변주된 것이리라.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할 지라도
자유를 위해 행복을 버리겠다고 다짐한 내가
감히, 행복을 찾아나서도 되는 걸까.
나 같은게, 나 같은
고독을 마시고 자라는,
방황하는 늑대같은 인간이,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