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강심장으로 유명했던 나지만,
21년을 살면서 이렇게 긴장을 한 적은 처음이었다.
올해 초, 사관학교를 그만두기 위해
심사위원회에서 해군 준장님께 나의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자리가 있었다.
나는 그때 신분상으로는 군인이었지만, 정신상태는 완전히 민간인으로 되돌아와있었다.
하지만 어느 거대한 회의실로 들어가는 순간,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기나긴 책상마다 해군 영관급 장교분들이 앉아 계시고
맨 끝에, 해군 준장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순간 온 몸이 굳어버린 나는
거수경례를 하는 것도 깜빡한 채 멍 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곁에 서 계시는 장교분께서 주의를 주시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거수경례를 하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11개월 뒤,
나는 내 인생이 걸린 시험 문제를 풀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180rpm으로 뛰는 심장과
하염없이 떨려오는 오른손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긴장한 것이 도움이 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하여
나의 싸이월드 다이어리에다가
지난 몇 달 동안 벼려왔던 그림을 올릴 수가 있었다.
DEATH NOTE의 주인공, 야가미 라이토의 명 대사를.
-계획대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