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때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에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얼굴이 새빨개지고 온 몸이 달아오르며
손에 잡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집어 던져버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거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무언가를 두드리면 상태가 완화되곤 한다.
또 어떤 때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에 하염없이 들떠서
말이 빨라지고 흥분해서 모든 일들에 조급해하곤 한다.
그럴 때는 지금 내가 처한 현실들의 가장 쓸쓸한 면을 보여주면 상태가 완화되곤 한다.
어떤 때는 그 어떤 일에 대해서도 무신경해져서
언제까지고 무기력하게 멍하니 있고는 한다.
그럴 때는 뭔가 흥미로운 일, 재미있는 일을 어떻게든 찾아내어서
그것에 열중하면 상태가 완화되곤 한다.
또 어떤 때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에 대해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져서
모든 일을 기계적으로, 논리적으로 분석하려고들거나
앞으로 일어날 알 수 없을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뤄질 수 없는 계획을 세우거나 그 것을 수정하고는 한다.
그럴 때는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내가 아무 것도 손 쓸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상태가 완화되곤 한다.
그런데 가장 심각한 상황이 있는데,
어떤 때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에 대해 하염없이 우울해져서,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흘리려고 애쓰거나, 슬픈 음악을 듣거나,
슬픈 이야기를 보거나, 다 끝나버린 지난 기억들을 들춰내거나,
있지도 않는 사랑을 하고 싶어 가슴이 달아오르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저 아무 이유도 없이 가슴이 부서질 것 처럼 아프다.
문제는,
이럴 때는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끔찍한 상태를 완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오직 가슴이 미치도록 시리고 또 시려서, 지쳐 잠들 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 외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