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읽으시고.. 당신, 아마 짐작하셨을거예요.
이 글을 언제쯤 읽으실지.. 그건 알수 없지만요.
어제도 전 당신께 화를 내버리고 말았어요.
그러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오랫만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이미 헤어져버린.. 끝나버린 우리가 다시 전화를 하고 있다는 일이
왜그리 낯설게만 느껴지던지.
전 당신께 처음으로 제 무덤덤한 목소리를 들려드렸을거예요.
제 마음이 벌써 돌아서버린건지
당신의 목소리가 불러오던 떨림을 어젠 느끼지 못하였답니다.
그래도 웃기는 하였지요.
제 기억에서 당신의 모습이 아직은 아름답기만 한가 봅니다.
제게 많은 아픔을 주셨던 당신..
그래요, 아직은 그런 기억들도 소중하답니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질 않습니까.
지금 저의 이 마음이 언제 잊혀져버릴지..
시간이라는 먼지.. 제 가슴의 붉은 핏자국 위에 그냥 쌓이는 먼지는..
지금은 이리도 힘들고 쓰라리지만
쌓일수록.. 제 마음은 담담해지는 것이기에
그만 물러서고 싶답니다.
그러니 당신을 사랑했던 제 마음을
이제는 그만 거두어들이겠다는 말이지요.
제겐 그래도 좋아하였다는 당신의 그 말 한마디면 족합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께서 저를 생각했다는 그 사실이
제겐 위안이 될테니까요.
제가 당신을 생각했던 그 시간동안
한번이라도 당신께서 절 기억해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전 정말 행복한 여자가 될테니까요.
사랑하는 당신, 사랑했던 당신..
그러나 당신.. 전 알고 있습니다.
한번 끊어진 인연이라는 실은 다시 잇기 어렵고
어렵게 잇는다 해도 이제 당신께는
제 가슴을 발가벗은 채로 드릴 수 없다는 것을요.
본능이지요. 아프게 하는 것에는 다가설 수 없는 것은.
그러니.. 이제 제가 사랑했던 당신을
불면의 깊은 그림자속에서 보내드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