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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노래하는 시 모음> 박경리의 '그리움' 외
날짜
:
2015년 01월 12일 (월) 11:04:21 오후
조회
:
4440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 모음> 박경리의 '그리움' 외
+ 그리움
그리움은
가지 끝에 돋아난
사월의 새순
그리움은
여름밤 가로수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소리
그리움은
길가에 쭈그리고 앉은
우수의 나그네
흙 털고 일어나서
흐린 눈동자 구름 보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그네 뒷모습
(박경리·소설가, 1926-2008)
+ 나쁜 사람
참 나쁜 사람이더라 그대는
나를 떠났으면서도 그대 생각은
하나도 놓지 못하게 하더라
(강인호·시인)
+ 그리움엔 길이 없어
그리움엔 길이 없어
온 하루 재갈매기 하늘 너비를 재는 날
그대 돌아오라 자란자란
물소리 감고
홀로 주저앉은 둑길 한 끝
(박태일·시인, 1954-)
+ 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이용악·시인, 1914-1971)
+ 그대 생각·2
꽃이 필 때까지 꽃이
한 송이도 남김없이 다 필 때까지
꽃이 질 때까지 꽃이
한 송이도 남김없이 다 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꽃잎이 날아갑니다
그대 생각으로
세월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깊어질 대로 깊어진
그 세월 속을 날아가던 꽃잎들이
그대에게 닿았다는
소식 여태 듣지 못했습니다
(김용택·시인, 1948-)
+ 동산에 올라
간간이 들려오는 풍경 소리
소쩍이 울음소리
창호에 스며드는 달빛에
울렁이는 마음을 움켜쥐고
길을 밝히는
꺼지지 않는 반딧불 따라
동산에 올랐습니다.
혼자라는 외로움은 참을 수 있지만
솟구치는 그리움은 어쩔 수 없어
목놓아 이렇게 울어봅니다.
목이 쉴 때까지
밤이 새도록.
(원성·승려 시인, 1973-)
+ 사람이 그리운 날
마음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내음 풀냄새가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들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랭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영혼의 허기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 같은 섬 같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강초선·시인, 1955-)
+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통째로
그리움에 빠뜨려 버리는
궂은비가 하루 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고 부딪치니
외로워지는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면
그리움마저 애잔하게
빗물과 함께 흘러내려
나만 홀로 외롭게 남아 있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모든 것들이 다 젖고 있는데
내 마음의 샛길은 메말라 젖어들지 못합니다
그리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눈물이 흐르는 걸 보면
내가 그대를 무척 사랑하는가 봅니다
우리 함께 즐거웠던 순간들이
더 생각이 납니다
그대가 불쑥 찾아올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용혜원·목사 시인, 1952-)
+ 잊자
그대 아직 누군가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대 아직 누군가 죽도록 미워하고 있다면
그대 인생이 꼭 헛되지만은 않았음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그대 아직 누군가 잊지 못해
부치지 못한 편지 위에 눈물 떨구고 있다면
그대 인생엔 여전히 희망이 있다
이제 먼저 해야 할 일은
잊는 것이다
그리워하는 그 이름을
미워하는 그 얼굴을
잊지 못하는 그 사람을
모두 잊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다
잊음으로써 그대를
그리움의 감옥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잊음으로써 악연의 매듭을
끊고
잊음으로써 그대의 사랑을
완성해야 한다
그 다음엔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장석주·시인, 1954-)
+ 그리움의 별
밤하늘
총총 빛나는 별은
너를 향한
나의 그리움
지금은 한밤중
너는 단잠 자고 있겠지만
내 그리움은 잠들지 못해
밤새 초롱초롱 깨어 있다.
새 아침
새 하늘 바라보며
또 하루를 시작하는
너는 모르리
바로 저 하늘이
내 그리움의 별 머물던 자리였음을.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04.12
아... 정말 도토리님 시는 너무 좋은거 같다.. 읽어도 읽어도..
*그리움의 별
<p>아... 정말 도토리님 시는 너무 좋은거 같다.. 읽어도 읽어도..<br /> <br /> *그리움의 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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