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시 모음> 채수아의 '행복 찾기' 외
+ 행복 찾기
친구가 선물해 준 네 잎 클로버!
행운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
엄마는 세 잎 클로버를 내 손에 따 주셨죠.
세 잎 클로버는 하루의 행복이라고
햇살이 가득한 날에도 웃고요.
비가 내리는 날에도 나는 웃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종달새 종알대는 하루에게 말을 걸죠.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요.
가슴을 활짝 펴고 세상을 바라보아요.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은 내 손안에 있었네요.
(채수아·시인)
+ 네 잎 클로버
하늘의 사랑을 담기에는
몸이 작아
한 잎 더 달고
하늘을 보며 키워온 마음
꼭꼭 숨어있다
따뜻하고
작은 행복이라도 기뻐할 줄 아는
봄과 같은 사람이 오면
담아둔 마음을 꺼내어
조용히 눈맞춤 하네
나비의 부드러운 몸짓으로
옮겨가며 찾아낸 네 잎 클로버
(신현복·시인, 1964-)
+ 네 잎 클로버
세상에 사람 아무리 많아도
당신 사랑 찾기 힘들지요.
바로 제가 옆에 있는데도 못 찾는 당신
언젠간 아시겠지요.
제 몸과 마음, 가슴과 영혼
제 삶의 이 네 잎을
당신 향해 피우고 기다리고 있음을.
제가 당신에게 발견되는 날
그대는 행운입니다.
저만큼 당신 사랑해 낼 사람은
지상에서 제가 유일합니다.
(김하인·시인이며 소설가, 1962-)
+ 네 잎 클로버
네 잎 찾으려
눈을 부릅뜨고
세 잎새 짓밟으며
헤매고 있는 사람들
지천에 깔린 행복
외면하면서
행복 속에서
그 소중함 모른 채
요행(僥倖)으로
행운만을 잡기 위해
방황하고 있는가.
(동호 조남명·시인, 충남 부여 출생)
*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다.
+ 세 잎 클로버
네 잎이 아니라고
서러워 마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고
외로워 마라
평범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것을
믿음과 소망과 사랑
이렇게 좋은 것이면
행운이야 하늘에다 맡길 것을
악마의 얼굴로 사는 것은
비극이지만
언제나 천사의 얼굴로 살아가는 것도
괴로움이다.
남보다 드러나게 사는 것은
늘 피곤할 뿐
네 잎이 아님은 어떠리.
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
그냥 평범한 보통의 모습
보통 사람으로
그렇게 살고 싶다.
그리고 한 잎의 꿈은
가슴에다 간직하자.
(제산 김대식·시인)
+ 네 잎 클로버
그렇게 찾으려 헤매어도
온 풀밭을 뒤지고 다녀도
쉬 보이지 않는 것
어디 행운이 그리 쉽게 오랴
복 있는 사람에게만
오는 거지
그러나 행운의 복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니다.
찾으려 잡으려
애쓰며 노력하는 이에게 오는 것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일을 다하면
그 다음은 하늘이 하는 것
이제
행운은 하늘에 맡기자.
믿음, 소망, 사랑에
행운을 더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제산 김대식·시인)
+ 세 잎 클로버
어린 시절
토끼풀 우거진 들판에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애쓰던 추억이 있다
지천에 널린 세 잎 클로버 사이로
번쩍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는
눈부시게 황홀했지.
며칠 전, 어느 두툼한 책 모퉁이에서
우연히 눈길 닿은 한 구절이
벼락처럼 내 가슴을 내리쳤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그래,
행운은 내게로 오지 않아도 좋으리
눈부신 행운을 꿈꾸지는 않으리
다만, 들판의 세 잎 클로버처럼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평범한 것들에서 생명의 기쁨을 느끼는
욕심 없는 마음 하나 가질 수 있기를!
가까운 날에 들판에 나가
세 잎 클로버들에게 사죄해야지
'말없이 내 주변을 맴도는
소중한 너희들을 몰라봐서 정말 미안해.'
(정연복·시인, 1957-)
+ 네 잎 클로버
나는 해가 금과 같이 반짝이고
벚꽃이 눈처럼 활짝 피는 곳을 알지요
바로 그 밑에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
네 잎 클로버가 자라는 곳이 있지요
잎 하나는 희망을, 잎 하나는 믿음을,
그리고 또 잎 하나는 사랑을 뜻하잖아요
하지만 하나님은 행운의 잎을 또 하나 만드셨어요
열심히 찾으면 어디에서 자라는지 알 수 있지요
하지만 희망을 갖고 믿음을 가져야 하지요
사랑해야 하고 강해져야지요
열심히 일하고 기다리면 네 잎 클로버
자라는 곳을 찾게 될 거예요
(엘라 하긴슨)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