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 모음> 정연복의 '희망 서시' 외 + 희망 서시 어둠 속에 별이 빛난다 하늘이 깜깜하니까 별이 반짝 빛난다 밝음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별빛이다. 이따금 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다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내 가슴속 희망의 별이여 너의 빛을 비추어다오. + 생을 낙관하는 노래 빛이 있으니 그림자가 있다 밝음이 있으니 어둠이 있다 기쁨이 있느니 슬픔이 있다 희망이 있으니 절망이 있다 사랑이 있으니 미움이 있다 만남이 있으니 이별이 있다 탄생이 있으니 죽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생을 낙관할 수 있다. + 먹구름 너머 어제는 짙은 먹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도봉산 오늘은 밝게 개인 하늘 아래 더욱 선명한 모습이네. 먹구름 제아무리 짙어도 산을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 수천 수만 번의 먹구름도 산은 너끈히 헤치고 나오는 거지. 그래, 산 같은 마음 하나만 품으면 세상살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어 시련 너머 희망은 더 푸르고 환할 거야. + 벽 높이 가로막힌 벽을 담쟁이는 불평하지 않는다 벽에 뿌리를 내리고 그 벽을 온몸으로 움켜쥐어 흔들리는 자기 생의 든든한 거처로 삼는다 아득한 벽을 타고 오르며 살금살금 하늘 가까이 간다. 삶의 모퉁이를 돌아가다 마주치는 절망은 벽과 같은 것 까마득한 높이의 절망 앞에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절망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희망의 거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 쓸쓸한 그대에게 지금 생의 뒤안길을 쓸쓸히 걷고 있는 그대 밀물져 오는 슬픔에 가슴 찢어지게 아파도 부디 슬픔에 맥없이 무너지지는 말라. 지금은 환한 모습으로 웃는 있는 저 작은 꽃 한 송이도 남모를 아픔과 괴로움의 터널을 지나왔을 터 세월 가면 지금 이 순간 그대의 슬픔 희망의 씨앗 되어 이윽고 기쁨의 꽃으로 피어나리. + 겨울을 나는 법 추운 겨울이면 몸이야 움츠려들어도 아무리 춥다고 한들 마음까지 위축되지는 말자. 얄미운 추위가 심술을 부리면 부릴수록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강하면 강할수록 가슴속에 모닥불 하나를 지피자. 불타는 사랑의 모닥불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작은 희망의 모닥불만 있어도 겨울을 날 수 있으리. + 야구 인생 야구에 타율 10할은 없다 제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고작 3할 대에 머문다 2할 후반대만 꾸준히 쳐도 인정받는 타자가 될 수 있다 유명한 홈런 타자도 숱하게 삼진의 굴욕을 당한다 이것이 야구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삶의 기쁨은 슬픔의 뿌리에서 자란다 삶의 희망은 어두운 절망 속에 싹튼다 삶의 성공은 실패와 좌절 너머 온다. 힘들고 쓸쓸한 날에도 무릎 꿇지 말라 하늘의 밝은 태양을 우러러 보라 인생의 9회 말 머잖아 오리니.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