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시 모음> 김재진의 '기도' 외 + 거인 사람들은 기도를 무엇을 구하는 것이라 여기네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할 때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 속에서 더 이상 내 안을 비추는 따뜻한 빛 찾을 수가 없을 때 답답함이 세력을 얻어 숨조차 쉴 수 없을 때 내일이 안 보이는 깜깜함에 갇혔을 때 어딘가에 매달려 사람들은 기도하고 싶어하네 한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과 한때 내가 미워했던 사람과 한때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모든 벽들과 벽들이 갈라놓은 질식의 공간과 저녁의 식사와 아침의 푸른 공기 사이에 박혀있는 갈구의 절박함 그러나 기도는 뭔가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네 기도는 또 하나의 나 내 안에 숨어있는 거인을 불러내는 일이라네 (김재진·시인, 1955-) + 기도하는 마음 갓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향기롭게 순결하고 맑은 마음으로 나비에게, 벌에게. 바람에게... 자기의 달콤함을 내주는 꽃처럼... (작자 미상) + 모두가 기도입니다 어디에도 하느님이 계심을 믿으면 어느 곳이나 성전입니다. 일터도 성전이고 놀이터도 성전이고 자연도 성전이고 내 마음속도 성전입니다. 어디서고 기도가 가능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심을 믿으면 일은 기도입니다. 노는 것도, 쉬는 것도 기도입니다. 잠자는 것도 기도입니다. 하느님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신다고 믿으면 사랑은 기도입니다. 인내는 기도입니다. 희생도 기도입니다. 봉사도 기도입니다. 고통도 기도입니다. (녹암 진장춘·시인) + 기도하세요 마음이 슬프고 괴로울 때에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세요 나보다 더 슬픈 그를 위해 기도하세요 마음의 상처가 짓누를 때에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세요 나보다 더 아픈 그를 위해 기도하세요 사는 것이 문득 외로워질 때에 꿈꾸는 일조차 힘겨울 때에 이 세상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하세요 깊은 밤 잠 못 이루고 눈물로 지새는 이를 위하여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사람을 위하여 기도는 너와 나를 연결해주는 신비로운 끈, 누군가의 온기가 느껴지네요 마음에 한없이 찬비 내릴 때 두 손을 모아 기도하세요 내 영혼 슬픔은 희미해지고 기쁨이 나를 채울 거예요 (홍수희·시인) + 기도 예수님! 기도한다는 것은 당신께 눈길을 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이 언제나 제 앞에 계신데 어찌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더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앞에 있다면 그에게서 눈길을 돌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당신께 청했듯이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아아, 하느님, 기도의 때와 장소는 잘 선택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작은 방에 있습니다. 때는 밤, 모든 것이 잠들어 있습니다. 빗소리와 바람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멀리 들리는 닭 우는 소리는 당신 수난의 밤을 생각게 합니다. 저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느님, 이 고독, 이 적막 속에서.... "그렇다. 내 아들아, 언제나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네가 원하는 모든 일을 하면서 기도하여라. 읽을 때도, 일할 때도, 걸을 때도, 먹을 때도, 말할 때도 늘 나를 눈앞에 그리며 끊임없이 나에게 눈길을 보내며, 네가 할 수 있는 대로 나에게 말을 하여라. 네 눈길을 늘 나에게 보내어라." (샤를 드 푸코·사막의 성자, 1858-1916) +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은 제 삶을 돋보이게 하는 참된 신앙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적극적으로, 즉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이 길 위에서 저는 전혀 모르는 당신을 만납니다. 오, 삶의 빛이신 분이여 당신의 오솔길로 저를 인도하소서. 참을성 있게 그 길을 가며 언제나 새로운 영혼이 되어 항상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사람들을 위해 제 존재를 걸고 제 자신을 선물로 내어줄 수 있도록 신비로운 힘을 주소서. 그리하면 당신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나 되어 신비로이 저를 향해 다가오실 것입니다. 형제들과 함께 저를 맞으러 오실 것입니다. (칼 라너·독일 신학자, 1904-1984) + 기도는 기쁨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비추어주는 햇빛과 같습니다. 기도는 영원한 생명을 향한 희망입니다 기도는 여러분 모두와 나를 위해서 타오르는 하느님 사랑의 불꽃입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 이것이 가장 훌륭한 사랑의 방법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하느님의 사랑의 빛으로 가득하기를! (마더 테레사·수녀, 1910-1997) + 말없는 기도 때때로 나는 말로 기도하지 않습니다 내 손으로 내 마음을 취해 주 앞에 올려놓습니다 그가 이해하시므로 나는 기쁩니다 때때로 나는 말로 기도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발 앞에 영혼의 고개를 숙이고 주님의 손을 내 머리에 얹게 하여 우리는 조용하며 달콤하게 사귐을 나눕니다 때때로 나는 말로 기도하지 않습니다 피곤해진 나는 그냥 쉬기만을 바랍니다 내 약한 마음은 구주의 온유한 품속에서 모든 필요를 채웁니다 (마사 스넬 니컬슨) + 평온함을 비는 기도 하느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하루를 살아도 한껏 살게 하시며 한순간을 살아도 실컷 즐기게 하소서. 시련을 평화에 이르는 통로로 받아들이게 하시며, 죄 많은 세상을 제 방식대로가 아니라 주님의 뜻에 제가 순종하기만 하면 주님께서 세상만사를 온전한 길로 이끄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적당히 행복하게 하시며, 저 세상에서 주님과 더불어 가장 행복하게 하소서. (라인홀드 니버·미국 신학자, 1892-1971) + 기도 살아가는 동안 항상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거룩하신 성령이시여 당신께 대답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나는 궤도를 벗어난 별처럼 무턱대고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뜻을 억지로 따르고 당신의 법을 무턱대고 지키며 당신의 명령에 마지못해 복종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당하는 모든 일들을 당신께서 주시는 선하고 온전한 선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인생의 슬픔일지라도 당신께서 주시는 포장된 선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아침에도 대낮에도 밤에도 봄에도 여름에도 그리고 겨울에도 나는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두겠습니다. 당신께서 햇빛으로 오시든 빗줄기로 오시든 나는 기쁨으로 당신을 내 가슴에 모시겠습니다. 당신은 햇빛보다 더 밝으신 분 빗줄기를 내리시는 분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당신의 선물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옵니다. 두드리소서. 당신께 문을 활짝 열어드리겠습니다. (조지 매디슨) + 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오! 하나님 모든 하찮은 것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소서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우리가 큰사람이 되게 하소서 남을 흠잡는 일을 그만두게 하소서 모든 이기심을 말끔히 떨쳐버리게 하소서 모든 겉치레를 벗어버리고 자기 연민과 편견 없이 서로 얼굴과 얼굴을 맞대게 하소서 남을 판단하는 일에 절대로 성급하지 않고 항상 관대하게 하소서 매사에 시간의 공을 들이게 하시며 늘 차분하고 평온하며 온유하게 하소서 우리 마음속에 있는 좋은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늘 올바르고 두려움 없이 살게 하소서 사람들 사이에 차이점을 만드는 것이 실상은 삶의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라는 것을 삶의 커다란 것들 안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그리고 오! 주 하나님 우리가 남에게 친절하기를 잊지 않게 하소서 (메리 스튜어트) + 기도하는 뿌리 깊은 나무 기도로 자신을 적시어라. 기도를 제외한 준비는 준비가 아니다. 충분히 준비한다는 것은 곧 충분히 기도한다는 말이다. 충분한 기도는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뿌리에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해 주는 것과 같다. 기도가 없는 사람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 동일하다. 그 나무는 잠시 서 있는 것 같으나 실상은 죽은 나무요 쓰러질 나무이다. 기도하며 성경 공부를 하는 것, 이것은 뿌리 깊은 신앙으로 자라게 해 준다. 기도하며 업무를 시작하고 진행하는 것, 이것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것, 이것은 자신의 영혼을 튼튼하게 해 준다. 기도하며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 이것은 자신의 인생을 굳건하게 해준다. 기도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것, 이것은 자녀들의 인생을 굳건하게 해준다. 기도로 세워진 인생의 집, 어떠한 풍랑이 와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기도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책임져 주시기 때문이다. 기도가 없는 사람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 같다. (피러스 12세)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