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신은 제 안에, 그리고 모든 이들 안에 계심을 믿습니다.
그분의 의지에 거스르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남을 욕되게 하거나 심판하는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며
모든 이에게 사랑을 베풀길 원합니다."
저녁마다 이렇게 기도합니다.
"신은 제 안에 그리고 모든 이들 안에 계심을 믿습니다.
그분의 의지에 거스르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도 좋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로든 생각으로든 남을 심판하지 않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
(톨스토이·러시아 작가, 1828-1910)
+ 하루를 여는 기도
동녘이 밝아오는 지금,
당신을 찬미합니다.
주님,
새로이 시작되는 오늘
우리가 착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
당신께 제 손을 내어 드립니다.
주님,
저는 악을 행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떠한 악도 제 주변에
가까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주님, 이 새로운 하루를 당신께 바치며
당신 곁에 충실하고 꿋꿋하게 서 있고 싶습니다.
다만 저의 나약함을 두려워할 뿐입니다.
주님, 오늘 하루 저의 걸음을 인도해주십시오.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
+ 오늘도 함께 하소서
단 한 번뿐인 생
단 하루뿐인 오늘
새롭게 맞이하는 오늘 하루
당신이 허락해 주신
소중하고 소중한 전 생의 일생이오니
새 날로 열리는 오늘 하루
당신 허락 없이는 맞이할 수 없는 오늘 하루
생명의 젖줄, 소망의 구원에도
부끄럽지 않고 실족되지 않는
곧은 길 오직 한 길
죽지 않는 영원한 삶
구원에의 오직 한 길
낙오되지 않고 실족되지 않는
걸음걸음 오직 한 길
곧은 길 오직 한 길
당신 반석 증언의 빛으로
새날 새빛 열매 맺을
단 한 번뿐인 생
단 하루뿐인 오늘 하루
내 생의 단맛 나는 청과일로 익어
당신 제단에 바치는
생명의 단맛 나는 기쁨이 되게
단 한 번뿐인 생
단 하루뿐인 오늘 하루
허락하신 은총만큼 이끌어 주소서.
(박송죽 미카엘라·시인)
+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
아침 동편창을 열고
당신의 밝음을 맞아들임은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마음이 되고픔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이 어려워도
불평 아닌 감사하는 마음이게 하소서
생각보단 잘 되지 않더라도
실망보다는 용기를 주소서
교만한 마음으로 실패하지 않게 하시고
거만한 행동으로 상처주지 않게 하셔서
모두에게 겸손하고 온유한 자세로
오늘을 소중하게 지내게 하소서
언제나 기도로 시작하게 하셔서
믿음으로 넉넉히 이기게 하시고
나를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셔서
당신을 향한 작은 이정표라도 되게 하소서
당신이 내게 주신 큰 은혜를
하나하나 같이 나눌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 살게 하소서
(오광수·시인, 1953-)
+ 내 마음의 기도
아침에 눈을 뜨면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앞에 놓인 새로운 하루가
너무 고맙다고 말입니다.
비록 내가 힘들더라도 지치고 병든 사람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해 주시고
세상이 비록 험하고 온갖 악으로 가득 차더라도
언제나 아름답고 맑은 눈으로 바라보게 하시고
나의 허물과 오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주지 않게 해 주시고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게 하소서
(작자 미상)
+ 평범한 날에
주님,
어제와 같은 오늘입니다.
별로 신나는 일도 없고
기대되는 일도 없는 너무나 평범한 아침입니다.
맥빠지는 하루가 될지,
기분 잡치는 하루가 될지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오는 하루가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당신을 생각하는 이 시간,
저에게는 새로운 기대가 생겼습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피곤하고
짜증스러운 날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거절하는 말보다 응답하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저와 이웃에게 소중한 하루가 되게 해주십시오.
멍하니 생각 없이 지내는 시간보다
당신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하루가 되게 해주십시오.
제가 할 일을 누군가에게 시키려고
두리번거리는 게으른 눈길이
누군가를 도우려는 평화의 발길로 바뀌게 해주십시오.
명령하는 말보다는 도움을 청하는
부드러운 말을 하게 해주시고
하지도 않은 일을 자랑하는 허풍보다는
해놓은 일마저 조심스럽게 숨겨놓을 줄 아는
당신을 닮은 겸허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주십시오.
(작자 미상)
+ 하루를 맞을 때
주님, 보잘것없는 저에게 다시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새 빛과 새 향기를 풍기는
부드러운 얼굴, 그윽한 미소, 산뜻한 말의 하루가 되게 하소서.
저로 하여금 용서의 하늘과 화해의 바다를 가로지르게 하시어,
하느님이 바라시는 행복의 꽃을 피워 바치게 하소서.
주님, 오늘 햇살을 받는 모든 것들이
새 숨결로 저에게 다가오게 하시고,
저로 하여금 새 생명을 얻게 하시어,
오늘 그 누구를 만나든 결코 비교하지 않는
상쾌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하소서.
주님, 제가 오늘 아무리 바빠도
'사는 일은 오직 사랑하는 일'임을 잊지 않고,
어둔 생각 아닌 밝은 침묵의 사랑으로
자연과 이웃과 하느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특히 저의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쉬이 비추어낼 수 있도록
제 영혼을 맑게 씻어 주소서.
투명한 사랑의 기쁨을 나누게 하소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속에서 단단한 평화의
하루를 저로 하여금 쌓아가게 하시어,
영원한 삶에 이르는 진정한 순례자가 되게 하소서.
(김영수·시인)
+ 하루를 마칠 때
주님,
저의 하루는 어떠했습니까.
오늘도 다만
빤질한 길을 따라
때묻은 기쁨만을
누리려 했을 뿐입니까.
이웃에게
그 어떤 위안이나 기쁨을
주지 못했다면
저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이름이
오직 부끄러울 뿐입니다.
주님,
거룩하지 못한 저의 오늘이지만
용서하시어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온갖 탐욕의 저를
자비하신 손길로 씻어 주시어
하느님의 따뜻한 품에 들게 하소서.
정녕 오늘밤에
저를 거두어 가실 양이면
허물 많은 이 영혼에
자비를 베풀어주시고
만약 내일 아침에
다시 눈을 뜨게 하실 양이면
오늘과는 다른
새 영혼을 주시어
사랑을 깊이 숨쉴 수 있게 하소서.
주님,
밤 동안 폭설처럼 내리는
사랑의 꿈을 저로 하여금
꾸게 하시어
죽어서도
살아서도
하느님 곁을 떠나지 않는 행복을
영원히 누리게 하소서.
(작자 미상)
+ 지금 이 순간을 위한 기도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들이 지루했습니다
모두 다 훌훌 털어버리고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해보았습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들을 다시는 반복할 수 없을
어느 날을 말입니다.
새벽녘 현관에 던져지는 신문 소리,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 소리
이제 곧 전동차가 도착한다고 알리는 벨소리
늦을까 서두르는 발자국 소리, 어디선가 나를 찾는 핸드폰 소리
밤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는 소리
주룩주룩 한바탕 퍼붓는 소나기 소리
늦은 밤 텔레비전에서 저 혼자 흘러나오는 애국가 소리
가슴에 아롱아롱 열매로 매달려 있는 삶의 소리들.
다시 들을 수 없다면
다시 맞을 수 없다면
어느 것 하나 눈부시지 않은 순간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헛되이 흘려버릴 순간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가슴 깊이 새기지 않을 순간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스치는 바람 한줄기
나부끼는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꽃잎 한 장
모두 다 가슴에 새기게 되더군요
더러 서운하고 억울하더라도
허허 웃으며 돌아서게 되더군요.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순간을 그저 무심히 보냈는지.
그 사이 우리의 차가운 눈빛에 아파하고
우리의 가시 돋친 말에 찔리고
우리의 의미 없는 행동에 멍든 사람은 없었는지요
내가 당신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권대웅·시인, 1962-)
+ 오늘을 위한 기도
오늘을 마치
내 생애 최초의 날같이
싱그러운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오늘이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날인 듯
애틋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오늘 하루의 매 순간을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며
알뜰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정연복·시인,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