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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과 자기 비움의 시 모음> 권달웅의 '헌신' 외

     날짜 : 2013년 01월 03일 (목) 0:13:18 오전     조회 : 2683      

<헌신과 자기 비움의 시 모음> 권달웅의 '헌신' 외

+ 헌신

돌에 붙은 풍란이
꽃대를 뻗쳐 올렸다.
꽃대에 힘을 주기 위하여
풍란 잎 하나가 떨어졌다.

솟아오른 꽃대가
향기로운 꽃을 피웠다.
꽃에 빛깔을 주기 위하여
풍란 잎 하나가 또 떨어졌다.

지고지순한 사랑이여,
한 생명 탄생을 위하여
한 생명이 헌신하는
숭고한 정신이여,
(권달웅·시인, 1944-)


+ 헌신·1

가습기에 갇혀 있던 물방울들이 환호를 지르며 뛰쳐나온다

항상 내 오후는 메마르고 건조하다

뛰쳐나온 물방울들은 포물선을 긋다가 추락하고
추락하다가 부서지고 부서지다가 사라진다
저 수많은 헌신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튀어나와
곡선을 그리다가 추락하고
형체도 없이 부서지면서
증발되는 물방울들은

자기 몸을 기꺼이 증발시키면서
내 오후를 촉촉이 적셔 준다
(송정아·시인, 1960-)


+ 시멘트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
자신이 가루가 될 때까지 철저하게
부서져본 사람만이 그것을 안다
(유용주·노동자 출신 시인, 1960-)


+ 당신에게  

오늘도 당신의 밤하늘을 위해
나의 작은 등불을 끄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별들을 위해
나의 작은 촛불을 끄겠습니다
(정호승·시인, 1950-)


+ 지렁이의 일생

한평생
감자밭에서
고추밭에서

좋은 땅 일구느라
수고한 지렁이

죽어서도 선뜻
선행의 끈 놓지 못합니다.

이제 막 숨을 거둔
지렁이 한 마리

밭고랑 너머
개미네 집으로 실려 갑니다.
(한상순·아동문학가)


+ 나는

누가 나 대신
들녘에서 땅을 갈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공장에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땡볕에서 집을 짓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도로에서 길을 닦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날마다 구수한 밥을 먹고
날마다 따뜻한 옷을 입고
날마다 편안하게 잠을 자고
날마다 길을 걸어갑니다.

누가 나 대신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때론 밤을 꼬박 새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서정홍·농부 시인, 1958-)


+ 배경이 되는 기쁨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별을
더욱 빛나게 하는
까만 하늘처럼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무딘 땅처럼

함께 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연어떼처럼
(안도현·시인, 1961-)


+ 나무를 보며

이른 봄 돋아난 여린 잎은 나물이 되기도 하고
눈부신 꽃들은 벌들의 잔치마당이 아니던가?

여름 한낮 더운 몸을 식혀주는 서늘한 그늘
가을 저녁 짐승들의 빈 배를 채운 고소한 열매

사람들은 마른 가지로 겨울의 스토브를 덥히고
드디어 몸통을 잘라 집의 기둥을 삼기도 한다

나무의 한평생은 그렇게 베풂인데
너는 세상에 무엇을 준 적이 있는가?
(임보·시인, 1940-)


+ 꽁치를 구우며

안개가 자욱하게 덮은 계곡
하늘비 산방에서
장작불 피워 놓고
꽁치를 구웠습니다

젓가락 오가며
살점을 뜯어내고
머리와 뼈만 남은 종말을 보며
이것이 사랑임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
그대의 밥상에
기쁨으로 올려지는 것

사랑의 모닥불 위에
한 마리 꽁치로 눕더라도
남은 뼈 버리지 말고
그대의 가슴에 묻어 주십시오
(손희락·시인, 대구 출생)


+ 숫돌은 자신을 버려 칼을 벼린다

제 몸을 바쳐
저보다 강한 칼을 먹는
숫돌,

영혼에 살이 찌면 무딘 칼이 된다.

날을 세워 살진 마음을 베려면
자신을 갈아
한 생을 빛내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서로 맞붙어 울어야
비로소 이루는
相生,

칼과 숫돌 사이에는 시린 영혼의 눈물이 있다.
(홍해리·시인, 1942-)


+ 열매
                          
미끄러지는 곳에서 생은 늘 시작됩니다
떨어지고 구르다가 머무는 곳이 터전입니다
잎과 줄기 혹은 뿌리까지 버리고 나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도 쉽습니다
낮은 곳으로 이른다고 잃을 것 없습니다
낮은 곳에서 온몸으로 구르다 보면
낮은 곳에서도 할 일은 있으니 말입니다
부딪히지 않으려 몸가짐은 늘 둥글게 합니다
잎을 가지지 못해도 견딜 수 있습니다
가지를 세우지 못해도 참을 수 있습니다
뿌리를 내리지 못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몸이 통째로 썩을 때면 새 삶은 시작되겠지요
(김윤현·시인, 1955-)


+ 쌀에서 살까지의 거리

말끔하게 마당질한 알곡에
언틀먼틀 불거진 한 생의 부스러기를 섞는다

표정 없는 일상의 손에 휘둘려 농부의 피살이
땀과 눈물과 애간장이 부옇게 씻겨져 나간다

살아 있는 자음과 모음의 배반을 꿈꾸며
먼지 풀풀 날리는 하루를 지탱해 줄 밥솥 안으로
땅의 경전을 집어넣는다

작은 우주 안에서 불, 물고문을 견디며
기꺼이 우리들의 더운 피가 되어 주는
한 톨의 쌀

나도 누군가의 입안에서 달콤하게 씹힐
저녁 한 끼라도 될 수 있다면
(문현미·시인, 1957-)


+ 속 좋은 떡갈나무  

속 빈 떡갈나무에는 벌레들이 산다
그 속에 벗은 몸을 숨기고 깃들인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버섯과 이끼들이 산다
그 속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딱따구리들이 산다
그 속에 부리를 갈고 곤충을 쪼아먹는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박쥐들이 산다
그 속에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잔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올빼미들이 산다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깐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오소리와 여우가 산다
그 속에 굴을 파고 집을 짓는다

속 빈 떡갈나무 한 그루의
속 빈 밥을 먹고
속 빈 노래를 듣고
속 빈 집에 들어 사는 모두 때문에
속 빈 채 큰 바람에도 떡 버티고
속 빈 채 큰 가뭄에도 썩 견디고
조금 처진 가지로 큰 눈들도 싹 털어내며
한세월 잘 썩어내는
세상 모든 어미들 속
(정끝별·시인, 1964-)


+ 작아지자

작아지자. 작아지자.
아주 작아지자.
작아지고 작아져서
마침내는 아무 것도 없어지게 하자.
자신을 지키려는 수고도
작아지면 아주 작아지면 텅 비어 여유로우니
나의 사랑의 시작은 작아지는 것이요.
나의 성숙은 더욱 작아지는 것이며
나의 완성은 아무 것도 없어지는 것,
작아지자. 아주 작아지자.
작아져 순결한 내 영혼에 세상을 담고
세상의 슬픔과 희망을 담고  
작아지고 작아져서
마침내는 아무 것도 없어진 나...
조국의 들꽃이 되자.
눈물 젖은 노동의 숨결이 되자.
아무 것도 아닌 이 땅의 민중이
그 모오든 것이 되도록 하자.
(박노해·시인, 1958-)


+ 수도자

높이지 않으며
떠벌리지 않으며
앞세우지 않으며

다투지 않으며
얕보지 않으며
굽히지 않으며

숨길 것 없으며
말할 것 없으며
꾀부리지 않으며

불꺼진 밤에
한 점 빛이고자
밀알처럼 썩는 아픔과
기쁨을 누리고자
오직 이름 없이 살기를 원한다

진실로 죄 지은 이의 짐을
지고 가는 지게이고자

남을 복되게 하여 놓고
맨 나중에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이름을 지워버리고 떠난다
(작자 미상)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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