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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 모음> 이해인의 '겨울 노래' 외

     날짜 : 2012년 12월 27일 (목) 1:08:11 오전     조회 : 6444      

<겨울 시 모음> 이해인의 '겨울 노래' 외

+ 겨울 노래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 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 들고
훌훌히 떠난 자들의 마을을 향해
나도 멀리 갈 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언자의 목쉰 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동안거(冬安居)

목화송이 같은 눈이 수북수북 쌓이는 밤이다

이런 밤, 가마솥에 포근포근한 밤고구마를 쪄내고
장광에 나가 시린 동치미를 쪼개오는 여인이 있었다

이런 밤엔 윗길 아랫길 다 끊겨도
강변 미루나무는 무장무장 하늘로 길을 세우리
(고재종·시인, 1959-)


+ 겨울밤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박용래·시인, 1925-1980)


+ 겨울나무

잠시 들렀다 가는 길입니다
외롭고 지친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빈 벌판
빨리 지는 겨울 저녁 해거름 속에
말없이 서있는
흠없는 혼
하나
당분간 폐업합니다 이 들끓는 영혼을
잎사귀를 떼어버릴 때
마음도 떼어버리고
문패도 내렸습니다
그림자
하나
길게 끄을고
깡마른 체구로 서 있습니다
(장석주·시인, 1954-)


+ 겨울의 입술  

회초리 같은 겨울의 입술에도
아주 부드러운 속삭임이 있다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 듯
밤새, 소곤대는 거짓 하나 없는 말소리들
온 세상을 용서하고도 남는다

이른 아침
새의 발자국 몇 찍혀있다 뚝 끊어진
그 자리 화살표 방향으로 날아가면
그의 입술 만날 수 있을까  

성급한 걸음으로 말을 건네지 말자
새의 깃털 아래 숨겨온
은밀한 그의 속삭임에
푸르디푸른 알이 부화하고 있다
(김종구·시인, 1957-)


+ 겨울 사랑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들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박노해·시인, 1958-)


+ 겨울새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새들이 겨울 응달에
제 심장만 한 난로를 지핀다
두 마리 서너 마리 때로는 떼로 몰리다 보니
새의 난로는 사뭇 따습다
저 새들이 하는 일이란
너무 깊이 잠들어서 꽃눈 잎눈 만드는 것을 잊거나
두레박질을 게을리 하는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일,
너무 추워서 웅크리다가
눈꽃 얼음꽃이 제 꽃인 줄 알고
제 꽃의 향기와 색깔을 잊는 일 없도록
나무들의 잠 속에 때맞춰 새소리를 섞어주는 일,
얼어붙은 것들의 이마를 한번씩
콕콕 부리로 건드려주는 일,
고드름 맺힌 나무들의 손목을 한번씩 잡아주는 일,
그래서 겨울새는 둥지를 틀지 않는다
천지의 나뭇가지가 대들보며 서까래다
그러니 어디에 상량문을 쓰고
어디에 문패를 걸겠는가
순례지에서 만난 수녀들이 부르는 서로의 세례명처럼
새들은 서로의 소리가 제 둥지다
저 소리의 둥지가 따뜻하다
이 아침 감나무에 물까치떼 왔다갔을 뿐인데
귀 언저리에 난로 지핀 듯 화안하다
(복효근·시인, 1962-)


+ 越冬

추운 날 여자를 데워주는 선물로는
極地의 얼음덩이 속에서도 종족번식을 멈추지 않는
물개 좆 껍데기로 만든다는 입생로랑가죽장갑
그것 이상 없다는 말, 피혁공장 다니는 순이에게 듣긴 들었으나
철수가 추운 순이에게 건넨 것은
눈보라 휘날리는 깡통시장 리어카에서 오천 원 주고 산 짝퉁,
입쑝롤랭가죽장갑. 그런데도 순이는 아무런 말없이
철수 어깨에 내려앉은 눈을 털어 주며 극장으로 이끌었다지
남자 체면이 영 아닌 철수씨
凍土를 녹이는 가난한 연인들의 용광로 같은 사랑이야기를 보는 내내
사나이 뜨거운 눈물이 왈칵왈칵 솟구쳤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지
어깨가 조금이라도 들썩인다면
머리를 기대고 있는 순이, 눈에 낀 콩깍지가 떨어질 것만 같아서

그 해 겨울 내내
우리들의 철수와 순이는 무지무지 뜨거웠다지
아흐 눈밭이란 눈밭 죄다 이부자리로 보였다지
그랬었다지
(원무현·시인, 1963-)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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