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생을 낙관하는 노래' 외 + 생을 낙관하는 노래 빛이 있으니 그림자가 있다 밝음이 있으니 어둠이 있다 기쁨이 있느니 슬픔이 있다 희망이 있으니 절망이 있다 사랑이 있으니 미움이 있다 만남이 있으니 이별이 있다 탄생이 있으니 죽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생을 낙관할 수 있다. + 생을 낙관하는 노래 피고 지는 것 안달 떤다고 되는 일 아닙니다 피었다 질 때까지 그만큼만 살면 됩니다 비록 한철이지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가만히 피고 또 고분고분 지는 세상의 모든 꽃들이 참 아름다운 까닭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만큼만 살아가면 됩니다 너무 경박하지도 않게 너무 심각하지도 않게 꽃같이 그저 한 송이 꽃같이 환한 웃음으로 잠시 살다 가면 그뿐입니다. + 음악과 인생 높은 음과 낮은 음 명랑한 장조와 구슬픈 단조 빛과 어둠의 소리 오가며 온갖 감정을 연주하는 음악같이 바이올린같이 지상의 한줄기 나그네 길 나의 생도 그러하겠지. 지금 내 생이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도 환한 기쁨의 날 머잖아 찾아오리니 생의 연주 뚝 그치는 그 순간까지 생명의 활 굳게 붙들리. + 삶의 노래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많은 인생살이라 해도 삶의 굽이굽이 기쁘고 행복한 날들도 있으니 쉽사리 눈물 보이지 말자 희망과 용기를 굳게 지켜가자. 바람같이 흐르는 세월에 인생도 한줄기 바람인 것을 슬픔의 시간들도 지나가고 아픔의 날들도 사라지는 것을 잠시 지상을 거니는 생을 따분하게 여기지 말자. 눈물은 한 방울이면 족한 것 밝은 생각 웃는 얼굴로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자. + 나의 노래 눈부신 태양은 못 되어도 좋으리 세상의 어느 모퉁이 이름 없는 나무가 되어 고단한 길손 잠시 쉬었다 가는 작고 편안한 그늘 하나 드리우면 좋으리 청춘의 날은 가고 뜨거운 사랑의 시절도 가고 이제 얼마쯤 남은 나의 생은 손톱 자라듯 그렇게 조금씩만 깊어지기를.... + 들꽃의 노래 유명한 이름은 갖지 못하여도 좋으리 세상의 한 작은 모퉁이 이름 없는 꽃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라봐도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영혼을 가진 오직 한 사람의 순수한 눈빛 하나만 와 닿으면 행복하리 경탄을 자아낼 만한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박한 꽃과 향기로 살며시 피고 지면 그뿐 장미나 목련의 우아한 자태는 나의 몫이 아닌 것을 무명(無名)한 나의 꽃, 나의 존재를 아름다운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리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