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항상 문득 걸려있었는데
이번에는 서서히 걸려가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침을 꼴깍 하고 삼킬 때 마다 왼쪽 목구멍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찌릿함.
점점 그 통증이 심해졌다.
침을 삼키면 목이 아프니까 삼키지 말아야지, 생각하니까
어쩐지 침이 더 나왔다.
집에 남은 감기약을 털어넣고, 아침에는 멀쩡해지기를 바라면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는 좀 나아진 것 같다.
잠은 항상 문득 들어있었는데
서서히 잠드는 걸 느꼈다.
귀에 꽂아놓은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하다가.
주방에서 나는 냄새가 나다가 말다가 하다가.
그렇게 나는 오늘 저녁 7시부터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까지 잠을 잤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또 10시 30분에
아침인 줄 알고 일어났다.
잠깐 눕는 다는 건, 항상 작정하고 자게 된다.
'항상'은 항상 깨졌으니, 언젠가는 잠깐 눕는게 가능해 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늦은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나는 감기약 두알을 털어넣었다.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를 잠이나 기다려야겠다.
머리가 멍-하다.
월요일날 독감 예방 주사를 맞기로 한 계획을 앞두고,
이런 일들이 벌어져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