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05월 20 (화)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자동로그인
아이디/비밀번호찾기
회원가입
접속자 통계
오늘 348
어제 1,981
전체 6,046,335
신입회원 0명
 
> 문학방 ( 이전좋은생각 )
·  좋은생각 이전 게시판 입니다.
[11월] 그리운 아버지

cherry     날짜 : 2001년 11월 09일 (금) 8:40:56 오후     조회 : 1038      
\"도데체 다른 집 고지서가 와 자꾸 오는기고? 벌써 두번째다.\"

고지서를 확인한 엄마가 \"우리 끼구만\"하시자, 어비지는 답답하다는 듯 소리지르신다.

\"뭐가 우리 끼라. 주택용이가 누구고.\"

아버지는 고지서 위에 사용상 구별을 위해 적어 놓은 '영업용/주택용'을 잘못 보신 것이었다.

아버지는 오랜 공직생활로 너무 융통성이 없었지만, 그 지극한 순수 때문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가족에게 웃음을 안겨 주기도 했다.

평생 일기를 쓰신 아버지는 항상 보란 듯이 일기장을 펴 놓으셨고,

우리는 아버지의 의중을 알아야 한다며 열심히 일기검사를 했다.

어느 날은 아버지의 직장 회지에 작은 언니 글이 실린 것에 대해

\"작은딸이 쓴 글 제목은 '벌어져라 참깨'...\"라고 써놓으셔서 얼마나 웃었던지.

원래 제목은 '열려라 참깨'였다.

또 한번은 고속버스에서 한창 극성을 부리던 시계 사기꾼들에게 속아

가짜 금시계를 5만 원을 주고 사신 적이 있다.

나중에 사기당한 걸 아시고 \"경찰서장까지 한 내가 이렇게 어리석을 줄이야!\"

하며 한 달을 괴로워하셨다.

그런 아버지가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외국에 있는 우리 부부를 위해 테이프를 하나 남기셨다.

그 테이프에는 아버지가 우리 부부에 관한 노랫말로 개사하여 직접 부른 가요가 담겨 있다.

임종도 지키지 못한 나에게 아버지의 마지막 음성이 담긴 그 테이프는 마치

\"우리 사랑하는 영아! 아빠 없어도 슬퍼하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해\"하는 유언과도 같다.

아직도 아버지가 대구 우리집 마루에 앉아서 내가 \"아버지!\"하고 대문을 열면

\"우리 막둥이 왔구나\"하며 함박웃음으로 반기실 것만 같다.


박지영 님/ 이탈리아 로마에서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얀눈
11.11
가슴이 뭉클하네요.

전체 : 601건
Cherry [11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91
Cherry [11월] 자기자신에게 정직하라. 23년전 674
Cherry [11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89
Cherry [11월] 그래도 사랑한다고... [1] 23년전 1,058
Cherry [11월] 3일 동안만 본다면... 23년전 694
cherry [11월] 아버지의 사랑 23년전 620
cherry [11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91
cherry [11월] 어머니의 자장가 [1] 23년전 959
cherry [11월] 반드시 정복하리라. 23년전 621
cherry [11월] 아버지와 컴퓨터 23년전 650
cherry [11월] 두유 23년전 658
cherry  [11월] 그리운 아버지 [1] 23년전 1,039
cherry [11월] 천 원짜리 된장찌개 23년전 728
cherry [11월] 이집트 룩소르의 택시 운전수 23년전 691
cherry [11월] 미역국 23년전 648
cherry [11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731
cherry [11월] 끝까지 지켜낸 약속 [1] 23년전 941
cherry [10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91
cherry [10월] 전화위복 23년전 558
cherry [10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53
cherry [10월] 지혜로운 사람 23년전 637
체리 [10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561
체리 [10월] 창문과 거울 23년전 602
체리 [10월] 짧은 글 긴여운 23년전 616
체리 [10월] 천사의 가게 23년전 526
체리 [10월] 포기할 수 없는 사랑.. 23년전 619
first123456789  다음  last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394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