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아동 병원의 한 병실,
그곳에는 네살바기부터 열두살 난 아이까지 모두 일곱 명이 입원해 있었다.
이들 중 곧 퇴원하는 엘리자베스만을 제외한 나머지는 백혈병을 앓고 있어
앞으로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이 어린 환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몹시 걱정하고 안쓰러워 하고 있었다.
음악 듣기를 몹시 좋아하는 엘리자베스는 청력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다가오는 엘리자베스의 생일 날 그 애를 기쁘게 해줄 방법을 찾느라
며칠을 쑥덕거렸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의견이 '음악회'를 열자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기특한 생각을 안 담당 간호사는 상황이 어려운지 알면서도
음악학교 교사로 있는 수녀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이들은 하루 하루가 위험한 환자였으며 그 중에는 목소리를 잃은 아이도 있었기 때문에
3주 동안이나 연습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나 이들을 떠맡은 수녀는 최선을 다해 노래를 가르쳤다.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는 어린 꼬마는 수녀 옆에서 악보를 넘기는 일을 했다.
엘리자베스가 치료를 받으러 가기 위해 병실을 한두 시간 떠나 있는 동안을 틈타
아이들은 몰래 노래연습을 했다.
'음악회'의 비밀은 엘리자베스의 생일날까지 무사히 지켜졌다.
드디어 엘리자베스의 생일날이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영문을 모른 채 병원 예배당에 앉혀졌다.
얼마 후 병동의 친구들이 무대위로 나와 송글송글 땀을 맺으며 노래를 불렀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노래소리를 듣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무대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의 부모와 간호원들은
눈물 때문에 아이들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연주회는 대성공이었다.
이제 그 여섯 아이들의 목소리는 사라진지 오래다.
엘리자베스만이 아이 엄마가 되었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거의 마지막에 들은 이 여섯 합창단원의
어린 목소리들이 부른 노래를 마음의 귀로 생생히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