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살던 한 백인부부가 아프리카로 이민을 계획했다.
그들은 곧 전재산을 처분하고 아프리카로 가서 큰 농장을 경영하였다.
넓은 농토와 수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백인부부는 얼마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온지 삼 년도 채 못되어 남편이 풍토병에 걸려 그만 죽고 말았다.
더구나 그 해는 심한 가뭄으로 잘 되던 농사까지 망쳐 백인부인은 난처한 지경에 이르렀다.
부인은 남편도 잃은데다가 농사도 잘 되지 않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했다.
부인이 떠날 때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하녀의 어린 딸이 이별을 아쉬워하며 주인 여자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소녀가 벌판에서 주워 가지고 놀던, 가장 아끼던 빛나는 돌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간 부인은 소녀가 준 돌이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임이 밝혀져
하루 아침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러나 흑인 소녀는 차차 부인에게서 잊혀져 갔다.
어느날 불현듯 흑인소녀가 생각난 부인은 싸구려 인형을 하나 사서 아프리카로 보냈다.
흑인소녀는 그 인형을 받고 너무 좋아했다.
날마다 인형과 함께 놀면서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대화하듯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그리고 소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걸어다니고 말을 할 즈음 그녀는 그 인형을 자기 딸에게 물려주었다.
그 딸은 그의 어머니가 그러했던 것처럼 인형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냈다.
한편 부인은 자신의 돈을 노리는 많은 사람들의 권모술수에 수없이 시달려야 했으며,
나이가 들어서는 상속 문제로 자식들과 불화가 생겨 집안이 둘로 갈라져 원수처럼 지내야 했다.
결국 백인부인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양로원에서 쓸쓸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