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찾아주세요. 제가 없으면 남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어디에선가 헤매고 있을 남편을 생각하며 방송국과 신문사를 오가던 김영숙씨의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인천 장애인 보호시설 영아원의 보육교사였던 그녀가 남편과 결혼한 것은 불과 몇달 전이다.
남편 이관식 씨는 지능이 낮아 남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정신지체 장애인이었다.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된 그녀는 헌신적인 구애로 그와 결혼하였으며
두 사람은 결국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갑작스런 남편의 가출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혼 후 생계가 힘들어지자 김씨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장애인 보호 시설에 취직하였는데
자신을 보호 시설에 수용하는 것으로 오해한 남편이 집을 나가버린 것이었다.
남편을 찾으려는 부인 김씨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남편을 찾아 전국을 헤매고 각 방송국마다 사연을 전하느라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었다.
매일매일 남편의 무사함을 위해 기도하며 전국의 장애인 보호 시설을 찾아다니며
남편의 얼굴 사진과 신체 특성을 적은 전단을 뿌렸다.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보아 텔레비젼을 통해 이 사연을 보던
꽃동네 원생들이 자고 있던 이씨와 흡사한 사진을 보고 그를 깨웠다.
거리를 떠돌던 이씨는 행려병자로 처리되어 꽃동네로 가게 된 것이었다.
이씨는 화면에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이 나오자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누나 누나, 보고 싶다."
김씨의 끝없는 사랑의 힘으로 다시 만나게 된 부부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였다.
"남편을 찾아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생활이 어렵더라도 사랑하는 남편과 열심히 살 겁니다."
다시 찾은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그녀는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