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의 수도 요하네스버그.
남부아프리카 대기근의 긴급구호 실태조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일 년만 농사를 망쳐도 당장 그해에 먹을 것이 없는 곳에서 십 년 이상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로 무려 천 3백만 명이 굶어 죽어 간다는 보고다.
현장사진은 그야말로 목불인견.
뼈만 남은 수백 명의 아이들이 응급 영양죽 센터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다.
한결같이 팔다리가 기형적으로 가늘고 배는 불뚝 튀어나와
도저히 사람 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대로 간다면 1989년 에티오피아 대기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참상이
빚어질 거라는 예측에도 국내 언론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은 너무나 무심하다.
남부아프리카 식량부족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놀랍게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에이즈다.
아프리카를 초토화시킨 에이즈는 현재 아프리카 성인의 25% 이상이 보균자로서,
아프리카 대륙의 사망원인 1위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한 19세에서 45세 중장년층의 사망은 경작 인구를 격감시키고 있다.
정치력 실패도 큰 원인이다.
한 예로 말라위에서는 전년 재고 곡식을 몽땅 팔아 버린 뒤에야 흉년이 든 것을 알고
부랴부랴 다시 수입했지만 이미 국제가격이 열 배 이상 뛰어 기근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이번 대기근의 가장 큰 요인은 이상기후다.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생기는 이상 기후가 몇 년째 강타하고 있다.
알다시피 이 온난화 현상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냉장고 및 에어컨이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에어컨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나는 이유는 무차별로 나무를 베기 때문이라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 베어 낸 나무의 최종 소비자라는 사실이다.
내가 직접 목격한 것은 아마존 정글에서다.
한 마을의 노인들과 아이들 대부분이 시력장애인이었는데 최근
정글나무를 모조리 베어 내서 그렇단다.
그늘이 없어 쏟아지는 자외선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나무로 겨우 일회용 종이컵이나 고급 포장지를 만든다고 하니,
돈 있는 사람들은 고작 몇 분의 편리함을 위해
정글 원주민들의 시력을 뺏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왜, 언제까지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한, 종이컵을 쓰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이들이 겪고 있는 대기근의 ‘간접적인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와 독서 : 독서광으로 알려진 컴퓨터계의 거인 빌 게이츠는
“훌륭한 독서가가 되지 않고는 참다운 지식을 얻을 수 없다.
비디오 영상과 음향시스템이 발달한다 해도 책은 여전히 정보를 전달하는
최선의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밤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 동안 일간신문, 잡지 외에도
최소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는다고 한다.
한비야 님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