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우울하고 힘없이 보이는 평범한 주부 고진애 씨가 슈퍼마켓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그 여자는 겉으로 보아 자신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 보였는데 이상하리만치 당당해 보였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힘차 보였고 눈은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고진애 씨는 그녀가 아마도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충 이것저것 살 것을 챙긴 고진애 씨는 슈퍼마켓을 나왔다.
고진애 씨는 저만치 앞서 걷는 여자의 당당한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상점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어깨가 축 쳐지고 등이 구부러져 원래 키보다 훨씬 작아 보이는 주부가 비춰지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힘도 없어 보이고 초라한 사람이 나란 말인가?'
고진애 씨는 조금전에 만났던 여자가 왜 그리 당당해 보였는지 그제서야 알았다.
그녀의 자세는 꼿꼿했으며 말소리는 분명했다.
그런 것들로 인해 여자는 당당해 보이는 것이었다.
고진애 씨는 집으로 달려가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다.
여러가지 자세를 취해보며 내린 결론은 몸을 똑바로 세웠을 때가
가장 기분도 상쾌하고 좋아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자세가 외모를 바꾸어 키도 커보이게 하고 한층 날씬하게 만들었다.
'똑바로 서!' 이것이 고진애 씨의 좌우명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기분도 훨씬 좋아졌고 태도도 분명해졌으며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느낌이 달라져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고진애 씨는 '내가 나를 존경하고 아낀다면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나를 그렇게 볼 것이다'라는 새로운 사실도 깨달았다.
그 뒤 고진애 씨가 슈퍼마켓에 들렀을 때였다. 점원이 말을 걸어왔다.
"저, 대단한 분이시죠?"
"글쎄요. 나는 대단한 사람이지만 사람이면 누구나 다 대단한 존재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