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아나는 목사인 아버지와 선량한 어머니 밑에서 가난했지만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
그러나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팔레아나는 작은 어머니의 양육을 받으며 성장해야 했다.
작은 어머니는 부유하지만 마음이 몹시 메마른 여성이었다.
팔레아나를 맡아 기르는 것도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작은 어머니의 저택은 멋있었다.
아름답게 꾸며진 방들을 본 팔레아나는 가슴이 설레었다.
작은 어머니는 큰 가방 하나를 무겁게 들고 서 있는 팔레아나를
미리 마련해 둔 방으로 안내했다.
"팔레아나, 이곳이 네 방이야."
작은 어머니가 안내한 방은 팔레아나의 기대와는 달리 맨 위층 꼭대기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진 다락방이었다.
팔레아나의 얼굴에는 이내 실망의 표정이 나타났지만 곧 냉정을 되찾았다.
'그래 아무것도 없으니까 오히려 정리하기가 쉬워서 편할 거야.
거울이 없는 것도 다행이야. 거울이 없으면 주근깨가 보이지 않을 테니까.'
그림 하나 없는 다락방이지만 그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팔레아나는 또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 그림 따위는 필요없어.
작은 어머니가 이런 방을 주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
팔레아나는 아무리 고통스런 환경에서도 기쁨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팔레아나는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자신이 하는 일에서도 우수한 재능을 나타냈다.
훗날 팔레아나는 돌아가신 부모님께서 자신에게 얼마나 큰 유산을 남겨 주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실망스럽고 슬플 때도 그 속에서 기뻐할 수 있는 것,
고마워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지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