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12월 14 (일)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자동로그인
아이디/비밀번호찾기
회원가입
접속자 통계
오늘 4,892
어제 5,715
전체 6,639,323
신입회원 0명
 
> 문학방 ( 이전좋은생각 )
·  좋은생각 이전 게시판 입니다.
[11월] 너무 늦은 편지

     날짜 : 2002년 11월 25일 (월) 9:38:36 오전     조회 : 733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8년.
신혼 때부터 남편은 밖으로만 돌았고 툭하면 온몸에 멍이 들도록 나를 때렸다.
둘째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던 남편은 언제부턴가 자꾸 숟가락을 놓치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정도가 심해져 진찰해 보니 ‘소뇌 위축증’.
운동능력 상실, 시력장애에 이어 끝내 사망에 이른다는 불치병이었다.

병수발을 하며 생계를 잇기 위해 방이 딸린 가게를 얻었다.
남편의 몸은 점점 굳어 갔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좋다는 약과 건강식품, 갖고 싶은 물건을 사 오라고 고집 부려 내 속을 태웠다.
그렇게 8년을 앓다 ‘미안하다’ 말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흘러 큰애가 군대 가던 날은 남편이 더없이 원망스러웠다.
등록금이 없어 가게 된 군대였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는 술만 먹고, 아파서는 약 값과 병원비에,
죽어서는 아플 때 진 빚 갚느라 아들 등록금도 못 내다니….
평생 짐만 주고 간 남편과 ‘영혼 이혼’이라도 하고 싶었다.

얼마 전에는 작은아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집을 팔고 청주로 이사하게 되었다.
짐을 싸고 빠진 물건이 없나 살피다가 버리려고 모아 둔 책을 뒤적였다.
그 사이에서 눈물인지 침인지로 얼룩진 누런 종이에 쓰인 글을 발견했다.

“애들 엄마에게. 당신이 원망하고 미워하는 남편이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를 보살펴 주어 고맙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날마다 하고 싶지만 당신이 나를 용서할까 봐 말 못했소.
난 당신에게 미움받아야 마땅하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말 같구려.
여보, 사랑하오! 나 끝까지 용서하지 마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그때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겠소.”

손에 힘이 없어 삐뚤빼뚤하게 쓴 남편의 편지를 보는 내 얼굴에는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흐르고 있었다.


김남희 님 / 충북 청주시 수곡동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전체 : 601건
[12월] 여보, 늘 고맙소 23년전 783
[12월] 나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23년전 981
[12월] 엄마의 마지막 소원 23년전 748
[12월] 그 겨울날의 연탄 23년전 860
[12월] 감성돔 23년전 797
[12월] 고추를 말리며 23년전 963
[12월] 오누이의 사랑 23년전 821
[11월] 잠든 아기를 바라보며 23년전 1,136
[11월] 어떤 주례사 23년전 765
[11월] 마음을 모질게 23년전 774
[11월] 완전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다 간 사람 23년전 734
 [11월] 너무 늦은 편지 23년전 734
[11월] 가장 귀중한 보물 23년전 656
[11월]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23년전 815
[11월] 막내도 할 수 있어요 23년전 763
[11월] 엄마! 난 참 행복해 23년전 775
[11월] 어머니가 거두는 결실 23년전 720
[11월] 아프지 마, 제발 아프지 마 23년전 954
[11월] 아빠의 홀로서기 23년전 663
[11월] 아름다운 가족 23년전 656
[11월] 자신의 일에 흔적 남기기 23년전 643
[11월] 3분 테스트 23년전 724
[10월] 꾸밈없는 영부인 23년전 757
[10월] 세월을 건너뛴 북청물장수 23년전 884
[10월] 땅속의 보물 23년전 729
[10월] 군산댁의 가슴앓이 23년전 777
first123456789  다음  last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602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