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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너무 늦은 편지

     날짜 : 2002년 11월 25일 (월) 9:38:36 오전     조회 : 675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8년.
신혼 때부터 남편은 밖으로만 돌았고 툭하면 온몸에 멍이 들도록 나를 때렸다.
둘째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던 남편은 언제부턴가 자꾸 숟가락을 놓치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정도가 심해져 진찰해 보니 ‘소뇌 위축증’.
운동능력 상실, 시력장애에 이어 끝내 사망에 이른다는 불치병이었다.

병수발을 하며 생계를 잇기 위해 방이 딸린 가게를 얻었다.
남편의 몸은 점점 굳어 갔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좋다는 약과 건강식품, 갖고 싶은 물건을 사 오라고 고집 부려 내 속을 태웠다.
그렇게 8년을 앓다 ‘미안하다’ 말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흘러 큰애가 군대 가던 날은 남편이 더없이 원망스러웠다.
등록금이 없어 가게 된 군대였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는 술만 먹고, 아파서는 약 값과 병원비에,
죽어서는 아플 때 진 빚 갚느라 아들 등록금도 못 내다니….
평생 짐만 주고 간 남편과 ‘영혼 이혼’이라도 하고 싶었다.

얼마 전에는 작은아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집을 팔고 청주로 이사하게 되었다.
짐을 싸고 빠진 물건이 없나 살피다가 버리려고 모아 둔 책을 뒤적였다.
그 사이에서 눈물인지 침인지로 얼룩진 누런 종이에 쓰인 글을 발견했다.

“애들 엄마에게. 당신이 원망하고 미워하는 남편이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를 보살펴 주어 고맙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날마다 하고 싶지만 당신이 나를 용서할까 봐 말 못했소.
난 당신에게 미움받아야 마땅하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말 같구려.
여보, 사랑하오! 나 끝까지 용서하지 마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그때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겠소.”

손에 힘이 없어 삐뚤빼뚤하게 쓴 남편의 편지를 보는 내 얼굴에는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흐르고 있었다.


김남희 님 / 충북 청주시 수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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