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05월 20 (화)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자동로그인
아이디/비밀번호찾기
회원가입
접속자 통계
오늘 356
어제 1,981
전체 6,046,343
신입회원 0명
 
> 문학방 ( 이전좋은생각 )
·  좋은생각 이전 게시판 입니다.
[11월] 아름다운 가족

     날짜 : 2002년 11월 18일 (월) 1:05:04 오전     조회 : 592      
직업이 안경사인 관계로 나는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많이 접하게 된다.
거만한 사람, 겸손한 사람, 부자인 사람, 가난한 사람…
그렇게 여러 부류의 사람과 부대끼다 보면 그 중에서도 유달리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 안경점에서 늘 안경을 맞추시는 아저씨가 있었다.
시장통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아저씨와 오랫동안 거래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2남 3녀의 자녀와 장모님까지 모시고 산다는 집안사정까지 훤히 알게 되었다.

어느날 아저씨가 초췌한 모습으로 안경점에 들어오셨다.
머뭇머뭇 꺼내시는 얘기인즉 장모님 안경을 맞춰드려야 하는데
장모님이 가격이 비싸다고 한사코 안 맞추려고 하신다는 것이다.
어려운 빤한 살림인지라 아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아저씨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아내와 장모님이 부담느끼지 않고 자신에게 미안해하지 않도록
아주 저렴한 가격인 것처럼 얘기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오만 원을 내놓으며 아내와 장모님 앞에선 정가에서
오만 원을 뺀 가격을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그러마 했고 며칠 후 올망졸망한 손주들과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할머니가 안경점에 오셨다. 할머니가 고른 안경은 정가가 십만 원꼴이었다.
아저씨와 미리 짠대로 치면 오만 원이었지만 할머니 표정으론 그것도 비싸다며
놀라실 것 같아 나는 가격을 만 원이라고 말해버렸다.
'경로우대 특별 서비스'라는 그럴듯한 거짓말까지 둘러대며….

할머니는 안경을 걸쳐 보시더니 가격도 싸고 좋다며 자꾸만 거울을 들여다 보셨다.
할머니의 흐뭇한 얼굴을 보니 내 마음까지 환히 밝아지는 듯 했다.
그때 아저씨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진열대 밑에서 불쑥 손자녀석이
고개를 내밀더니 꼬깃꼬깃 접은 천 원짜리 여섯 장을 내놓는 것이었다.
할머니 안경 해드리려고 동생이랑 모은 것이라며 수줍게 웃는 꼬마의 말에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눈자위가 점점 붉어지는 듯했다.
나는 그 만 원도 차마 받을 수가 없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전체 : 601건
[12월] 여보, 늘 고맙소 22년전 715
[12월] 나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22년전 903
[12월] 엄마의 마지막 소원 22년전 674
[12월] 그 겨울날의 연탄 22년전 791
[12월] 감성돔 22년전 722
[12월] 고추를 말리며 22년전 895
[12월] 오누이의 사랑 22년전 744
[11월] 잠든 아기를 바라보며 22년전 1,068
[11월] 어떤 주례사 22년전 695
[11월] 마음을 모질게 22년전 703
[11월] 완전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다 간 사람 22년전 663
[11월] 너무 늦은 편지 22년전 675
[11월] 가장 귀중한 보물 22년전 596
[11월]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22년전 760
[11월] 막내도 할 수 있어요 22년전 702
[11월] 엄마! 난 참 행복해 22년전 714
[11월] 어머니가 거두는 결실 22년전 656
[11월] 아프지 마, 제발 아프지 마 22년전 890
[11월] 아빠의 홀로서기 22년전 599
 [11월] 아름다운 가족 22년전 593
[11월] 자신의 일에 흔적 남기기 22년전 578
[11월] 3분 테스트 22년전 664
[10월] 꾸밈없는 영부인 22년전 695
[10월] 세월을 건너뛴 북청물장수 22년전 820
[10월] 땅속의 보물 22년전 667
[10월] 군산댁의 가슴앓이 22년전 711
first123456789  다음  last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394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